서울국제도서전이 끝나고 보름이 지나서야 후기를 적는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북페어다. 출판사들이 주로 참여하고, 서점과 독립출판 창작자들도 참여한다. 이름에 국제가 들어가니 형식적으로 해외팀도 일부 참여한다. 부스를 차리고 책을 홍보하고 이벤트를 진행한다. 올해는 문체부의 지원도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참가비는 올랐고 장소는 협소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원래 역사는 열기가 좀 식은 후에 먹어야 적당한 온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조금 기다렸다 서술해야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책 만드느라 너무 바빴다. 서울국제도서전이 끝나고 바로 전주책쾌에 나갔다. 계속 책을 만들고 있다. 이제 와서 간단히 적어본다.
5일 동안 15만명의 독자들이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했다. 유료관객이고 심지어 한두시간 줄을 서서 기다렸다 입장한 사람들이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 상황에서 놀라운 수치다. 직접 야구장에 가서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과 맥주에 치킨을 준비해 놓고 TV 앞에서 야구 경기를 즐기는 게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매력이 있듯이, 이제 독서와 도서전도 다른 관점으로 봐야할 때가 되었다. 독립출판 하는 입장에서는 색다를 게 없다. 책은 책이고, 북페어는 북페어다. 북페어도 책을 만드는 것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독립출판의 트렌드가 도서시장 전반으로 퍼지는 양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우리가 하는 걸 보고 여러 출판사와 서점에서 명함을 건넸다.
아래에 이어지는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서술했다. 아무도 궁금해할 것 같지 않지만, 나 혼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글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북페어 및 독립출판에 대한 이야기를 양념처럼 넣었다. 원래 양념 먹으려고 요리 먹는 거 아닌가? 꾹 참고 먹, 아니 읽어보자.
나는 서울국제도서전을 겪으며 크게 6개의 상태를 지나왔다. 긴장 > 혼란 > 좌절 > 자만 > 겸손 이렇게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긴장
서울국제도서전을 준비하며 행사만 기획한 게 아니다. 일단 책을 만들었다. 우리 책은 대형책과 소형책이 있는데, 대형책은 거대한 만큼 공장에서 찍어낼 수밖에 없다. 육중한 판형에 비해 내용은 가볍고 웃기다. 요즘 소형책에 가려서 빛을 내지 못하지만 너무 소개하고 싶은 아픈 손가락이다. 손가락은 아프지만 공장에서 찍어내니 몸은 편하다. 포장만 간단히 해서 챙겼다. 문제는 소형책이다. 우리는 꼬깜북이라 부르는 미니북이다. 한겨울 곶감처럼 쟁여놓고 하나하나 빼먹으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너무 작아서 인쇄소에서도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결국 손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하루에 스무개 정도 만든다. 두 명이 보름 동안 달려들어서 겨우 500개 만들었다. 그리고 긴장한 상태로 대기했다. 과연 사람들이 미니북을 얼마나 살 것인가. 하루에 100개씩 판매하면 5일 행사를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괜찮겠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걱정은 되었다.
혼란
첫날 시작부터 사람들은 밀려들어왔다. 무려 수요일인데 한시간 이상 줄을 서서 대기했고 준비된 책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물론 대형책은 잠잠했다. 미니북은 원래 북페어에서 잘 팔린다. 작고 귀여워서, 책보다는 굿즈에 가까운 포지셔닝 때문이다. 대형책을 같이 가지고 나가는 입장에서는 그 차이가 명확하게 보이는데, 보통 10배의 판매량을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많이 나갔다. 자체 분석 결과로는 2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가격. 미니북을 처음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의 가격이 팔리는지 모르니까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후 팔리는 속도가 빨라지자 가격을 조금씩 높였다. 그래서 처음 만든 책은 보통 4,000원 정도 하고, 이후 만든 책은 7,000원에서 9,000원까지 다양하게 책정했다. 실로 바인딩 하는 미니북은 만원이 넘어간다. 그런데 서울국제도서전은 ISBN이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번호를 발행한 도서만 가져가 팔수있다. 그래서 저렴한 초기 책 위주로 가져갔다. 13종을 가져갔는데 이중 절반이 4,000원이다. 독자가 책을 만져보고 가격을 물어봐서 4,000원이라 답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안 좋은 신호다. 싸게 사길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 곡선과 비싸게 팔길 원하는 생산자의 공급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은 결정된다. 서로 반대되는 기울기를 가진 그래프가 극적으로 겹치는 점에서, 소비자는 비싸다, 너무 비싸지만 그래도 갖고 싶으니까 이거만 사야지, 이거까지만 사야지, 라고 생각하게 되고, 생산자는 싸다, 너무 싸지만 그래도 공장은 돌려야 하니까 팔아야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생산원가, 시장상황, 경쟁력, 브랜드 품질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지만, 단순하게 보자면 이렇다는 거다. 그런데 소비자가 싸다고 생각한다? 하나 살 걸 두 개 사고 여러 개 사게 된다. 실제로 미니북을 구매한 독자의 절반 이상이 여러 권을 한번에 가져갔다. 두번째 이유도 우리 탓인데, 선물을 증정했기 때문이다. 2권만 사도 이쁜 종이 가방에 포장해줬고, 4권을 사면 역시 이쁜 나무 책장에 담아줬다. 투명한 미니 캐리어에 담기도 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첫날 13종의 미니북 중 5종이 바닥났다. 물론 대형책은 잠잠했다.
좌절
셋째날 결국 모든 미니북을 다 팔았다. 아직 이틀이 남았다. 물론 열심히 만든 책이 사랑받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좀 힘들었다. 내가 엄살이 심한 편이라, 객관적으로는 책이 잘 팔려서 좋은 건데도, 혼자 징징댄 측면은 있다. 하지만 아무리 남들이 축하해준다고 해서 나왔던 스트레스가 도로 들어가는 건 아니다. 전국에서 독자가 찾아오는 행사에서 사흘만에 미니북을 다 팔아버리고 이틀을 날릴 순 없었다. 첫째날과 둘째날만 해도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책을 만들었다. 손으로 만드는 거라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봤자 얼마 못만들지만, 어쩔 수 없었다. 셋째날은 대신 종이 한장을 인쇄했다. 거기에 적었다. 미니북을 다 팔았다, 예약 주문만 가능하다. 책 파는 행사에서 책이 없다고 붙여놓은 거다. 거의 배 째라는 셈이지만 궁여지책이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만약 4권 이상을 주문하면 하나뿐인 미니미니북을 만들어주겠다고 공약했다. 다가올 후폭풍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건 조건이었다.
자만
미니북은 우리가 쓴 글만 있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작가에게 글과 그림을 의뢰해서 받았다. 참여 작가가 여러명이다. 다른 북페어에 참여 작가를 초청해서 같이 나오는 경우는 없었는데, 서울국제도서전은 행사도 매우 크고 닷새나 진행되어서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mopo 작가는 과일을 고르면 n행시 지어주기, 빠이 작가는 서로 초상화 그리기, 연옥 작가는 원하는 이미지를 귀여운 캐릭터로 그려주기, 이정현 작가는 휴가에 어울리는 책 추천해주기, 정담아 작가는 고민을 듣고 타로 상담해주기로 진행했다. 우리 책을 사면 바로 옆에서 작가가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전부 반응이 좋았다. 이벤트 때문이었을까, 미니북을 다 팔았다는 파산에 가까운 선고 후에, 예약주문을 받았는데도 부스는 계속 바빴다. 부정적인 예상과 달리, 이미 한시간 이상 줄서서 들어온 독자들은 귀여운 미니북을 얻기 위해서 며칠 더 기다리는걸 마다하지 않았다. 100명의 독자에게 300권의 미니북을 추가로 주문받았다.
자만은 하늘을 찔렀다. 원래 이렇게 많이 팔릴 줄 알았다며, 이렇게 귀여운데 안 사고 배길 방도가 있느냐며 잘난 척을 했다. 원래 독립출판은 북페어에 강하다. 작가가 글을 쓰고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어서 서점에서 독자를 만나는 기성출판의 흐름과 달리, 독립출판은 작가가 글을 쓰고 만들어서 북페어에서 독자를 직접 만난다. 책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멘트를 고민해보고 독자와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 받고 굿즈를 만들고 이벤트를 기획한다. 지극히 내향적인 성향의 작가도 북페어 때는 나름 최대한의 외향성을 발휘해서 자신의 책을 홍보하고 소통한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북페어에 참여해서 쌓은 내공을 서울국제도서전에 쏟아붓는 거다.
겸손
한참 자만했을 때는 주변을 보지 못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우리 부스에서 우리 책을 소개하고 카드결제하고 결제 내역을 기록하느라 다른 부스를 보지 못했다. 대형출판사 부스가 있는 곳은 (좋다고 들었는데) 가보지도 못했다. 민음사tv에서 와 촬영했는데, 반대로 우리도 방문하고 싶었는데 여유가 없었다. 독립출판 부스가 있는 곳은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우리만 잘 팔린 게 아니라는 뜻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서울국제도서전에 독자들이 매우 많이 오고 이들이 독립출판 부스를 매우 많이 방문했기 때문에, 우리도 책을 많이 팔 수 있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기성출판과 독립출판이 어우러지는 장이었다. 기성출판만 즐기던 독자들이 처음으로 독립출판을 맛보고, 독립출판 북페어만 즐기던 사람도 좋아하는 출판사의 부스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미니북을 처음 봤다는 독자들이 매우 많았다. 아마 다른 독립출판 작가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거다.
매출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시장의 규모다. 출판 시장의 크기가 어떤지, 이중 독립출판 시장의 크기는 어떤지, 그중에서 접근 가능한 시장의 규모, 단기간에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 그리고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점유율과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매출을 예상해볼 수 있다. 단순히 글을 쓴다고, 책을 만든다고 해서 다 비슷비슷한 매출이 나올 수는 없다. 에세이 시장과 소설 시장은 비슷해보이지만 매우 다르고, 그림책이나 일러스트 분야도 완전 새로운 분야다. 한글로 인쇄한 책과 영어로 인쇄된 책은 차원이 다르다. 영어권에서 태어난 창작자는 제3세계에서 마냥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금수저다.
그러면 우리는 이번에 책 많이 팔았다고 잘난척할 게 아니라, 북페어 시장이 커지고 독립출판 시장이 커지고 미니북 시장이 커지는 것에 감사를 표해야 한다. 서울국제도서전이 너무 잘 된 덕분에, 우리도 많은 독자를 만난 거다. 깨달음을 얻고 잠시 겸손해졌다.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 독립출판 시장과 미니북 시장이 커지는 데 도움이 될 거고, 커진 시장의 결과물도 천천히 우리에게 올 거다.
다시 자만
서울국제도서전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전히 책을 만들고 있다. 아직 만들지도 않은 미니북을 300권이나 주문받아버린 탓이다. 금방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 4권 이상 주문한 경우 원하는 그림으로 미니미니북을 만들어준다고 엄포를 놓은 탓에 그림도 엄청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인쇄하고 접고 붙이고, 매일 반복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면 너무 즐겁다. 택배를 받아본 독자도 좋아하겠지? 신이 난다. 마음에 안드는 경우도 많다. 다시 그리고, 또 그려도 썩 마음에 안 드는 경우도 있다. 종종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작으니까 그래도 귀엽겠지. 미니북인데 안 귀여워? 다시 자만의 태도로 돌아왔다.
현장 영상
mopo 작가의 N행시 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미니북을 사는 독자가 좋아하는 과일을 말하면 즉석으로 어울리는 N행시를 짓는 거다. 땀을 뻘뻘 흘리며 머리 굴리는 작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완성된 시의 적절함에서 오는 감탄이 압권이었다. 선물을 받은 독자도 우리도 모두 놀랐다. 내일도 2시에 한다. mopo 작가가 도망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1일차. 거의 쉴 틈이 없었다. 기쁜 일이다. 이렇게까지 팔아본 적 없으니까. 점심 먹을 시간도 없었다. 미니북에 대한 확신이 커진다.
정신없이 판매중이다. 더 많이 만들어왔어야 했는데!! 엉엉
2일차. 정신없이 둘째날도 마무리되었다. 아침 10시부터 끝날 떄까지 한번도 자리에 앉지 않았다. 점심도 먹지 않았다. 캔커피를 마시면서 시작해서 mopo 작가님이 사준 커피를 마시고 책을 팔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흥분상태였던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명함도 많이 주고 받았다.
다소 유동적이었지만 선물을 드리면서 진행했다. 2권 이상을 사면 종이 박스에 포장을 하고, 4권 이상을 사면 나무 책장을 드렸다. 스티커를 활용할 수 있는 달력을 나누기도 했고, 투명한 케리어 가방을 베포하기도 했다.케리어 가방은 빨리 동이 났다.
독립출판이 모여있는 책마을을 전부 담고 싶었다. 도서전이 시작하기 한참전에 미리 몇개를 만들어보았다. 사람들이 이걸 보고 좋았던 작품을 떠올리고, 또 이걸 보고 새롭게 가고 싶은 부스를 찾아내길 바랬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절반 정도를 그리고 나니 우리 미니북 만들 시간조차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재고가 없어서) 더이상 못 팔겠다고 선언했다. 준비하며 만든 500권의 미니북이 수목금 3일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바닥났다.
고양이산의 작가 빠이와 고양이산의 등장인물 수린이(따님)가 함께 하는 초상화 그리기가 진행되었다. 빠이 작가와는 아주 옛날부터 초상화 그리기를 함께 해왔다. 독립출판이 뭔지 모르던 시절...이니까 10년도 넘었다.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초상화 그리기를 했다. 나는 완전 망했고, 빠이 작가는 따님과의 티키타카를 뽐내며 (옆에서 대충 그리지 말라고 아빠한테 뭐라 하는 모습ㅋㅋ) 멋진 이벤트를 끝냈다. 혼자 그리는 게 아니라 독자와 서로 그리는 방식이어서 더 역동적이다. 모두가 즐거워지는 순간이었다.
3일차. 신작 더트립의 작가 연옥 등장! 항상 북페어에서 보면, 연옥 작가는 자신의 장기인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요청해서 귀여운 그림을 받기도 했고, 다른 그림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이번 신작도 만든 거였다. 나도 이렇게 귀여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살짝 부럽기도 했다. 이번에 꽃기린이 연옥 작가와 함께 '무엇이든 그려드려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길래 소리를 질렀다(내적으로 말이다). 또 그 귀여운 그림을 만날 수 있겠군! 역시나 재미있는 요청을 한 독자도 거기에 응해 귀여운 그림을 그린 경우도 있었고, 반려동물 사진을 보여주고 그려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영화 인사이드아웃 캐릭터에 대한 요청도 있는데, 척척 나왔다.
4일차 시작. 미니북은 예약 구매만 할 수 있다. 원하는 대로 미니미니북도 하나씩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과연 독자들이 좋아할 것인가.
매일 이벤트가 있다는 게 정말 싱기방기. 꽃기린 대표의 발랄한 기획으로 매일 다른 작가들이 등장해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4일차에는 이정현 작가가 책을 추천했다. 그냥 추천이라고 하면 재미없어 보이는데, 미리 준비한 게 많다. 주제를 고르고 나면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고 최종적으로 추천한 책 리스트는 비행기티켓(처럼 생긴 종이다, 당연히)에 적힌다. 그 티켓과 이정현 작가의 책을 함께 받아서 일어나는 거다. 책을 구매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책이 엄청 많이 팔렸다.
5일차 정담아 작가가 타로를 들고 방문했다. 나는 안받아봐서 잘 모르지만 사람들은 타로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살짝 걱정했다. 사람이 워낙 많은 북페어니까 어제처럼 바글바글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다행히 수목금토에 사람이 다 몰리고 일요일에는 아주 심하게 많진 않고 한산했다. 물론 왠만한 북페어보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줄이 아주 길지는 않고 한두명 정도만 줄을 서서 타로를 받았다. 나는 안 받아봐서 모르는데, 책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책을 사면 옆에서 작가님이 타로 봐드려요~ 라고 말하면, 갑자기 눈빛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심지어 재고가 없어서 주문배송해야 하는데도 막 골라서 어떻게든 #타로 상담을 받고 만다. 한명 한명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상담하는 걸 지켜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작가님들이 와서 같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하니 너무 좋다. 독자들도 북페어를 즐거운 경험으로 기억할 것 같다. 게다가 작가가 직접 봐주는 타로라니. 물론 나는 안 받아봐서 잘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