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테드 창 「지옥은 신의 부재」
구약 같은 세계다. 소설 속의 세계는, 천사가 강림하고, 기적이 일어난다. 천사가 강림하면, 누구는 불치병이 낫고, 누구는 죽고, 누구는 이해할 수 없는 변화를 겪는다. 천국도 지옥도 있고, 눈에 보인다.
그것은 평범한 강림이었다. 대다수의 강림에 비하면 규모가 작았지만 성질은 다르지 않았다. 강림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축복을 가져다주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앙을 가져왔다. 이번에 나타난 천사는 나다니엘이었고, 출현 장소는 시내의 상가 밀집 지역이었다. 기적에 의한 치유가 네 건 보고되었다. 악성종양이 사라진 사람이 둘, 척수가 재생된 하반신 불수 환자가 하나, 그리고 최근에 실명한 사람에게 시력이 돌아온 경우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누구는 뜬금없이 구원되기도 한다.
이것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베리 라센 사건이었다. 연쇄 강간범이자 살인자였던 그는 갓 죽인 희생자의 시체를 처리하던 중에 천사의 강림을 목격하고, 천상의 빛을 보았다. 라센의 사형이 집행되었을 때 그의 영혼이 천국으로 올라가는 것이 목격되었고,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이 사실에 격분했다.
이 책은 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혹은 고뇌하고 번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니스는 어느날 천사의 강림을 목격하고, 없던 다리가 생긴다. 그리고 고민에 빠진다, 신의 뜻은 무엇일까.
제니스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녀의 다리가 복원된 것은 신이 내린 사명을 그녀가 훌륭히 성취했기 때문에 받은 복이라고 생각했지만, 제니스의 입장에서 볼 때 이 해석은 또 다른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신은 그녀에게서 더 이상의 헌신을 바라지 않는 것일까? 설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세계에서도 신과 상관없이 잘 살고 있던 닐이 있다. 장애는 있지만, 잘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천사의 강림에 의해 아내가 죽기 전까지는.
닐의 아내인 시라 피스크는 여덟 명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이었다. 천사를 에워싸고 소용돌이치는 불길의 장막이 그녀가 식사를 하고 있던 카페의 정면 유리창을 산산조각냈고 그때 날아온 유리 파편에 직격당한 것이다. 사라는 몇 분 만에 출혈 과다로 사망했고, 카페 안에 있던 다른 손님들 - 이들은 찰과상조차도 입지 않았다 - 은 고통과 공포에 찬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도 속수무책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그들은 그녀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절망에 빠지고, 아내를 찾아 신을 찾아 헤맨다.
신은 닐의 인생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으로부터 영원히 격리되는 것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요행이나 불행이 결코 신의 의지에 의해 일어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갈 가능성에 대해 닐은 아무런 공포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사라가 천국으로 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닐은 그녀와의 재회를 그 무엇보다도 갈망했고, 천국으로 가려면 오직 전력을 기울여 신을 사랑하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닐은 답을 찾는다.
★★★★★ 흥미로운 세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