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드로우 앤드류 펀딩을 바라보며
이번주 즐겨보던 자기 계발 유튜버 드로우 앤드류 님의 펀딩이 마무리가 되었다. 근데 웬걸... 상품가격논란에 마무리는 판매적자까지... 보면서 17번의 펀딩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상품이 판매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요소는 상품과 마케팅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한 회사가 모두 가지고 판매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조업체, 유통업체, 마케팅업체, 인플루언서, 등 각각의 요소로 나누어져 시장을 만들어 낸다.
드로우 앤드류 님의 '(퇴근 후 만든) 부캐가 본업 수익의 10배가 되며 배운 것들 (S1 E1)'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예전 OLD 비즈니스의 경우 차별화된 상품을 제작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의 NEW 비즈니스의 경우, 제작된 상품의 품질이 비슷하기에, 브랜딩과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팬덤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드로우 앤드류 님은 전형적인 NEW 비즈니스로 마케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판매자다. 드로우앤드류 님의 콘텐츠 자체가 특별하기에 소비자는 팬으로서 상품을 소비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펀딩은 팬들만 구입하는 곳이 아닌 일반 소비자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 또한 NEW비즈니스가 정립되기 위해서는 상품의 품질이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대비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드로우 앤드류 님의 상품을 보았을 때 단가를 높였던 대표적인 요소 중에 하나는 컬러였다. 기성 플래너에 쓰이지 않기에 특별제작한 형광초록의 표지, 사실상 그분의 정체성이 담겨있는 색감의 플래너 표지였다. 이 초록색감은 팬들에게는 그분을 뜻하는 매우 특별한 요소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도 그럴까?
한번 교보문고의 플래너 코너를 돌아보자. 그곳에서 초록 형광 색감의 플래너 찾아볼 수 있는가? 대부분 블랙, 브라운, 레드, 핑크, 연하늘 등의 다이어리를 볼 수 있고, 초록 플래너는 대부분 형광이 아닌 고전적인 어두운 초록컬러로 제작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뜻은 소비자가 선호하지 않는 색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소비자가 선호하지 않는 색감을 위해 단가가 많이 드는 방식을 택했다. 누군가에겐 매우 특별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똑같은 초록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컬러가 아니라 가격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속지나 구성품도 마찬가지이다. 1mm 1mm 정성 들여 디자인하고 특별히 제작한 비싼 속지지만,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그 작은 차이와 의미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제작과정이 잘 설명되지 않았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제작 원가를 높일수록 더 품질 높은 상품으로 제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원가가 높은 상품이 곧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은 아니다. 원가가 높은 만큼 소비자가격도 높아진 것은 필연적이기에, 일반 대중도 납득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품의 각각의 요소들이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드로우 앤드류 님 개인적인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드로우 앤드류 님의 상품에 정말 필요한 건 무엇일까? 팬들이 드로우 앤드류 님의 상품을 구매한 이유는 드로우 앤드류 님과 내년의 자기 계발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모든 구성을 지닌 완벽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자기 계발을 함께하는 데 어떤 상품이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이지 않을까?
많은 일은 있었지만 이 펀딩 키트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