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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Oct 23. 2023

방구석의 하루

오늘도 그냥 하루를 살았다

살았다 보다는 살게 되었다가 맞을 것 같다

자동사는 없고 피동사만 가득한 내 삶은

엉망진창에 무기력함 그 자체


그 와중에도 교양은 챙기고 싶다고

지식들을 끌어모으고

언어를 정렬하고

말을 다듬고

책을 펴 읽어보려 한다


그림을 쏟아내던 내 노트북은 죽어 잠든 지 오래

내 악기들은 저 구석에서 먼지를 입고

책장에는 언제 샀는지 모를 공책들만 잔뜩


아아

삶이라는 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통은 싫고, 귀찮은 게 싫어서

그냥 굴러가는 대로 뒀던가


이렇게 밤이 깊어가면

나는 또 이렇게 글을 쓰고


오늘 하루 한 일들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나는 이 글을 꼽을 수밖에 없을 것만 같은

그런 한심한 하루의 밤


방구석 나만의 작은 도서관에

내 이름만이 적힌 나만의 글 사이에서

오늘도 이렇게 신작이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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