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게 책 읽기 (1)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첫째 아이는 책을 좋아한다. 아이와 늘 소통을 하고 싶어 하던 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책을 가까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소통하기에 가장 좋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가서 아이 책을 빌릴 때면 내 책을 빌렸다. 집에서 읽을 시간은 없었지만 하루 두 번 정도는 아이 곁에서 책을 붙잡는 모습을 보였다. 동생이 둘이 있었고 막내가 돌쟁이라 손도 많이 갔다. 때문에 진득하게 앉아 읽지는 못 했지만 하루 단 1분이라도 책을 붙잡고 즐거워하며 읽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보이기 식으로 책을 붙잡기 시작한 내가 어느 날,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학교 다니던 시절, 책을 읽어본 경험이라고는 교과서와 필독도서뿐이던 내가 말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내 안의 변화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 꽉 막혀 있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줄 모르던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40년 평생 꿈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던 내가 꿈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매사 부정적이었던 나의 관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어!'로 바뀌며 힘들고 피곤한 일상 속에서도 그 꿈을 펼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노력 중이다. 책은 사람은 만든다. 꿈을 꾸게 하고, 그 꿈은 미래를 바꾼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StockSnap님의 이미지입니다
김도윤의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에서 수능 만점자 30인에게 물었다. 그들에게 법칙 아닌 법칙이 있었는데, 어려서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그 경험으로 얻어진 결과는, '독서는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음으로 독해력, 어휘력, 사고력, 논리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만점자의 인터뷰 결과이기도 하지만 교육에 관심이 많이 있는 분들은 익히 들어본 내용일 것이다.
[공부머리 독서법]에서 최승필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집에 있는 전집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공부를 해본 적이 없던 최승필은 이 일이 있은 후, 중학교에서 꽤 괜찮은 성적을 받았다. 이후 질병으로 중고등학교 기간을 거의 병원에서 지내거나 학교에 가더라도 제대로 된 수업을 듣지 못했으나, 고3 단 몇 개월간 공부를 해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다. 그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고, 그 배경에는 중학교 때 병원신세를 졌던 시기에 읽은 어려운 책,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있다고 했다. 그 한 권의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이 말의 뜻은 단지 눈으로 읽은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눈으로 읽었을지언정, 반복해서 읽고 깊이 생각하는 과정 속에 통찰력이 생겼고, 사고력이 깊어졌으며, 독해력과 어휘력은 물론 지식의 구조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수많은 위인들 역시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책으로 얻는 유익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최효찬의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에서와 같이, 가난한 농부 집안 출신인 존 F. 케네디는 4형제가 하버드대학에 들어갔고, 그들 모두 대통령 후보 혹은 대통령감이었다. 그 자리에 있기까지 부모님의 영향력이 컸는데, 그의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책을 읽어주었고, 어머니는 책을 중요시하였으며 한 걸음 나아가 식사시간을 이용하여 토론의 장을 마련하였다. 윈스터 처칠은 고등학교까지 꼴지를 도맡았다. 그러나 매일같이 손에서 놓지 않던 것이 있으니, 바로 책이다. 매일의 독서가 그를 훗날 영국의 총리 자리에 앉게 했다. 연암 박지원은 어려서 실학 즉 배움의 기회를 놓쳤으나 결혼한 후에 장인에게 비로소 배우기 시작하여 뒤늦은 공부에도 최고의 문장가가 되었으니 책은 이렇게도 사람을 성장시키는 수단인 것이다.
또, 현존 인물 중 책 읽기의 대가라고 하면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들은 왜 책을 읽는 것일까?
학교에서 수동적으로 배우고, 끊임없이 암기하고 잊고, 시험 성적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즐겁게 읽는 과정 속에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이 일어난다. 암기하지 않더라도,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내 지식이 된다. 책은 단순히 정보제공, 배경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과정 속에 남의 지식은 내 지식이 된다. 지식이 구조화되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는 과정 속에 통찰력도 생기며, 사고력과 창의력도 생긴다. AI로 설자리를 잃어간다는 4차 산업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덕목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이 여기저기에서 두각을 보이는 시점에,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은 로봇이 하지 못 하는 그것, 통찰력과 사고력, 그리고 창의력이다. 책은 이런 것들을 기를 수 있는 완벽한 매개체이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