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시작합니다.

by 아시시



마흔을 앞둔 서른아홉, 내 생애 독서라는 것을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책이 주는 유익을.



천천히 곱씹고 생각해 보면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몇 가지를 나열하자면

단순히 지식을 얻고 공감을 하는 수준에서가 아닌 ‘특별함’이 있다.


글을 읽으며 내 경험과 섞여 재구조화가 되고, 뇌가 활성화되며, 심지어 힐링도 된다.

가장 좋은 유익은 나의 사고방식이 전환된다는 것이다. 이전에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다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물 밖의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좁은 식견을 벗어나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되고, 새로운 각도에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책 하나를 읽을 때마다 그 내용을 까먹는가? 나 역시 마찬가지다(사실 그게 속상해서 독서노트를 쓴다. 매번 쓰는 것은 아니다). 내용을 기억하지 못함에 너무 마음쓰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모두 기억할 수 없다.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읽기만 하면 된다.

머리에 남는 게 없더라도,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언젠가 읽게 될 때 알게 모르게 얻은 퍼즐 한 조각을, 이번에 읽는 다른 책에서 얻을 다른 퍼즐 조각과 맞춰가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퍼즐 조각이 이어질 때의 짜릿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책을 가까이하게 되면서 생각했다.
‘책이 주는 유익을 우리 아이들도 느꼈으면’ 하고 말이다.



책은 혼자 읽는 것이 관례였다. 어느 순간부터는 독서모임이다 뭐다 함께 읽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었지만 말이다.

책은 혼자 조용히 읽으면 좋지만, 그 책을 읽은 다음은 얘기가 다르다. 읽고 그치면 딱 거기까지이다. 그러나, 책을 읽은 후 입을 열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생각하는 과정에 사고가 재구성되어, 책의 내용은 이미 내 머릿속의 일부가 된다. 이 좋은 책을 통해 독서여행, 독서토론을 가정 내에서 하고 싶었다. 하지만 6살, 3살 동생들이 있으니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9살이 된 첫째아이와 시도해보고 싶은데 마음만 간절했다. 학교 친구들 몇 명이라도 불러다가 간식도 먹이고 책을 함께 읽고 같이 놀면서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COVID19 로 초대하기 부담스럽고, 동생들도 늘 집에 있는 환경에 안타까움마저 느꼈다. 그렇게 첫째는 열 살이 되었다.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 시기를 더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 결심했다.



대면 모임이 어렵다면
온라인 모임을 만들자!


책은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고 나서 가 더 중요하다. 펜데믹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있으니, 나 또한 온택트 힘을 빌려보기로 했다. 줌은 아직 잘 모르겠다. 카카오톡 페이스톡을 활용하기로 했다.


사촌지간에 첫째와 동갑내기 아이가 있다. 코로나로 얼굴 못 본 지 1년째라 서먹서먹해진 이 아이 둘과 나의 독서모임은 시작되었다. 나도 이런 모임을 이끌어가는 것이 처음이기에, 또 대면이 아니기에, 두 동생들이 떠들어대고 때를 가리지 않고 말을 거는 막내가 있기에, 쉽지않다. 그럼에도..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나는 이렇게라도 쓰고 싶다.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고, 변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노력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여러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대개는 책을 통해 지식을 얻지만, 책은 인성, 창의성, 도덕성, 사회성을 비롯한 살아가면서 필요한 총체적인 유익이 있기에 나의 아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주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만 잘 키워서는 이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남의 아이도 같이 잘 키워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토요일마다 엄마와 독서토론>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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