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게 책 읽기 (2)
책을 읽지 않는 현실, 대안은?
책을 왜 읽지 않는가?
우리나라 독서실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저조하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2020년 통계 기준, 성인이 한 해에 읽는 책은 7~8권이다. 꼭,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고, 책모임을 권했을 때 흔쾌히 좋다고 하는 사람 또한 보기 어렵다.
과거에는 먹고살기에 바빠서, 현재는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아서 책을 멀리한다. 즐거운 일이 과하게 많은 시대이다. 뭐든 손에 닿지 않는 것이 없다. 필요한 것은 인터넷 주문을 하면 되고, 집 안에서 영화를 볼 수 있으며, 한 번 시작하면 도저히 끊어낼 수 없는 게임과 스마트폰 같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혹은 '불금'이 되면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치맥을 뜯으며 TV를 보는 일상을 낙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게임을 하거나 핸드폰을 붙들고 있는가?
애초에 책의 즐거움과 유익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피로가 몰려오면 더욱 멀리하게 되는 것이다.
학부모가 되어보니 독서가 정말 중요하다. 많은 학부모들이 느끼는 바이다. 그런데 왜 느끼기만 하고 이를 바로잡을 생각은 안 하는 걸까? 기껏해야 자녀에게 책 읽으라는 잔소리를 할 뿐이다. 혹은 자녀가 관심도 없는 책을 읽으라고 던져주며 부모는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 책이 좋다는 것은 들어봐서 알지만 정작 부모 자신의 독서 경험이 전무하다. 책의 유익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독서의 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아무래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분인지라,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또, 불안한 마음에 뭐라도 더 시켜야 할 것 같으니, 결국 사교육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닐까?
독서토론 교실이나 과외 선생님을 붙여줄 생각은 하지만,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 읽을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맞벌이 시대이다 보니, 본인 몸이 피곤해 같이 책을 읽을 생각까지는 못 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이고 변명이다. 책은 시간을 내서 기꺼이 읽어야 하는 것이지 시간이 될 때 읽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책을 가까이할 수 있을까?
그 대안은?
책을 읽으려면 우선 이러한 요소들로부터 분리가 되어야 가능하다. 환경이 갖춰줘야 한다는 뜻이다.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토론을 하는 과정 속에 가장 즐거운 것이 '책'이라는 것을 본인이 알아야 자꾸 책을 읽고 싶고 책에서 얻는 것이 많아지게 된다. 책 속에는 즐거움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가치를 올려줄 힘과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힘도 있다. 이는 자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부모에게 더 필요한 부분이다.
1) 가지치기
당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생각해보자. 불필요한 만남, 불필요하게 수다 떠는 시간,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볼 줄 모르는 게임 시간, 소파와 혼연일체 되어 리모컨 붙들고 TV 속으로 풍덩 빠지는 시간, 보상차원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잠자며 흘려보내는 시간, 한없이 울려대는 스마트폰에 일일이 응대하느라 버려지는 아까운 내 시간을 말이다.
나의 경우, 막내를 기관에 보내지 않아 깨어있는 시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앞서 말한 아까운 '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심지어 집안일도 제대로 못 한다. 언젠가부터, 책이 너무 읽고 싶어 새벽시간을 깨우고 있다. 물론 아이들과 체력소모가 너무 많거나, 아이들이 너무 늦게 잠든 날은 불가능하지만, 웬만하면 새벽 4시에 일어나 성경말씀도 보고 책도 읽고 글도 쓴다. 겨우 2시간의 자유시간이지만(6시부터는 식사 준비를 비롯한 집안일을 해야 한다), 2시간이 쌓여 한 달이면 60시간 일 년이면 720시간이다. 결코 별거 아닌 시간이 아니다. 매일의 주어지는 시간은 리셋되어 의미 없이 사라지지만, 매일 가치 있는 일에 투자하는 시간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 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내 인생에 결코 도움을 주지 않을 것들은 과감하게 끊어버리자.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시간을 모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끌어모아보자. 다른 이들에게 맞춰주며 되돌릴 수 없는 아까운 내 시간을 내어주지 말고, 내가 허용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만 남들과 사용하자. 내게 주어진 그 시간에 책을 읽고 투자를 해야 성장할 수 있다.
2) 책을 곳곳에 두기
주변을 둘러보자. 가족이 가장 자주 모여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곳에 무엇이 있는가? 거실이 영화관이고 게임방이고 온갖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품으로 가득 차 있는가?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환경에 따라 아이의 삶의 목표와 가치관 또한 달라진다.
눈에서 멀리하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역으로 말하면, 눈에서 가까워지면 마음에도 가까워진다로 해석할 수 있다. 집안 곳곳에 책을 두자. 주방에, 거실에, 침실에, 화장실에 책을 두자. 필자의 경우, 주방 싱크대 옆 정수기 위에 늘 책을 둔다. 독서 받침대 위에 책을 펼쳐 놓으면 설거지하면서 몇 장 읽고, 물 한 잔 마시러 왔다가 몇 줄 읽고, 전자레인지 돌리다가 한 줄을 읽는다. 눈에 보이면 읽게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올 2월 10일 경부터 한 달간 읽은 책이 9권이다. 마음 같아선 자리를 잡고 앉아서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지만 이게 나의 최선이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 가능해지게 해 보자. 집 안에서 내가 자주 가는 곳을 특별히 공략하자. 눈에 보이면 언젠가는 읽게 되어 있다.
3) 일정 시간 투자하기
나중에, 나중에.. 나중은 없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신이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신 것이 있다면 바로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24시간을 준다. 그러나 그 날 하루가 지나면 전날의 시간은 누적이 되지 않는다. 리셋이 된다. 그러니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하루 일과 중 우선순위를 세워 그중에 하루 5분이라도 책 읽기에 시간을 투자하자.
온라인 상으로 책 읽기 인증 모임을 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있다'는 취지 아래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매일 책 읽기 인증 모임이다.(기존의 '책 읽기 인증' 모티브를 쓰도록 허락해주신 '일과 삶= 장윤영 작가님' 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첫째와 둘째를 제한된 횟수로 기관에 보내고 셋째를 가정보육 중이라, 사실 이 모임을 유지하는 것도 내겐 버거운 일이다. 운영자로서 아이들의 책을 읽고 있는데, 매일 읽어 올리려니 사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하루 5~10분씩 3주일이면 236페이지의 책 한 권(해리포터: 비밀의 방, 上)을 충분히 읽는다. 하루 5분씩 한 달이면 한 권을 충분히 읽는다는 뜻이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는 것은 변명이다. 책을 읽고자 한다면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세워 책부터 읽도록 해야 한다.
위 세 가지면 충분하다. 가지치기(시간이든 환경이든)하고, 환경을 갖춰(책을 곳곳에 두기), 실행(시간을 투자해 읽기)만 하면 된다. 결국 책 읽기는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4) 함께 책 읽기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최선의 것은 늘 있기 마련이다. 코로나 언택트 시대, 최선의 방법은 '가정'이다. 가족이 모여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든, 각양각색의 책을 들고 와 한 자리에 모이든, 가족이 함께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환경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책을 꺼내 읽고 독서의 세계로 빠져버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으니 말이다.
이럴 때 권장하는 방법은 가족이 함께 모여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좋은 모델링이 되어, 아이들도 책을 가까이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후 8시부터 30분간 가족 독서시간을 갖는다. 처음 10분, 20분 도전하는 것이 어렵지만, 읽다 보면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 30분이 지나도 자기가 원하는 독서량을 채우기 마련이다. 또한, 다 같이 모인 시간이기에 누군가가 입을 열어 책의 내용을 말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토론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기억을 하자. 그러니 처음엔 독서습관에 초점을 맞춰 읽기를 추천한다. 그러다 정착이 된 어느 순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토론까지 이끌어내길 추천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에 실천하기 어렵다. 보통 저녁시간은 전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어릴 경우, 이 방법을 권한다. 취침시간보다 1~2시간 전에 방으로 들어가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어주다가 잠드는 것이다. 보통 '책 육아, 독서육아, 잠자리 독서'라고도 하는데 아이들은 낮에는 노느라 바쁘고 잠들기 전에는 꼭 책을 찾기 때문이다. 꼭 1~2시간 까지는 아니어도 상관없다. 하루 5분이든 10분이든 잠들기 부모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어 아이들에게 정서적 선물을 주며 하루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 내용과 관련하여, 아래 글을 첨부한다.
"아빠가 책을 읽어줄 때 생기는 일들"(저자 옥명호, 출판사 옐로브릭) 을 읽고 쓴 글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joyinuoo/133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