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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스위치를 점검하세요

화나는 엄마, 욱하는 이유, 그리고 해결방법

by 아시시

육아를 하다 보면 마음에 화산이 여러 번 폭발하다 못해 호상열도를 이루기도 합니다. 저는 11년째 세아이를 육아 중(물론 처음부터 세 명은 아니었겠지만)이지만, 매일같이 ‘화’와 싸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10년간의 독박육아 기간이 ‘여유있고 상대 이면을 헤아리는’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면 만들었을까요?



왜 버럭할까?


아이도 나도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성향과 기질, 생각, 감정이 다른 사람인데, 부모라는 이름 아래 내 아이의 인격은 마땅히 존중해줘야 할 대상이 아닌 내 소유물이 되어 버립니다. ‘내가 낳은 아이인데 뭐!’, ‘그래 봤자, 내 새끼인데?’하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 바탕을 이루기에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미처 읽지 못하고 욱 하게 됩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혹은 엄마의 상황(몸이 피로하거나 시간에 쫓기는 등)에 의해 ‘원하는 아이의 행동’이 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하고 놀던 놀이를 마저 한다던가 그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은 ‘아이가 원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맞아떨어지면 원만한 상황이 되지만, 둘 중 어느 한쪽이 조금이라도 어긋날 경우 갈등 상황이 조장됩니다. 즉 서로 같은 지점을 향해야 하는데 바라보는 지점이 다를 때, 줄다리기를 하듯 팽팽한 상황이 이어지는 겁니다. 아무래도 엄마는 어른이다 보니 아이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이고, 교육이라는 탈을 쓰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게 됩니다.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가 ‘감정 소모품’으로 전락해 버리는 순간입니다.




내 감정 돌아보기-‘욱’ 감정 스위치 찾기


버럭하고 싶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경우, 첫째와 둘째 아이를 키웠을 때에는 나름 키울만했습니다. 하지만 셋째가 태어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3살 터울이다 보니, 첫째라는 이름으로 느끼는 소외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1호>, 한참 애교 많고 예쁠 시기인만큼 손이 많이 가는 네살배기 <2호>,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생존을 위해 엄마를 독차지해야하는 <3호>, 이렇게 세 명이 저희 집 거실을 채우면서부터 제게도 ‘욱’이 자주 찾아왔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공감이 되고,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만, 몸과 발이 막내에게 묶여 어쩌지 못하는 여러 상황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잘 웃고, 상냥하던 엄마가 어느순간 도깨비로 변신해 화내고 짜증내고 소리 지르는 엄마가 되다 보니, 아이들도 엄마인 저도 적응이 안 되었습니다. 멈춰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욱’하는 상황이 언제인지 점검해 보았습니다. 제 감정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기 시작한 거죠.

제가 화나는 몇 가지 순간을 언급하면,


-아이의 이름을 여러번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

-유치원에 가야 하는데 꾸물거릴 때,

-약속에 늦지 않게 가야 하는데 이것저것 관찰하느라 늦어질 때,

-저녁을 해야 하는데 자꾸 놀아달라고 보챌 때,

-학교 갈 시간 다 됐는데 아직도 옷 안 입고 만화책 볼 때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적어 보았습니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대부분 시간에 쫓기거나 아이에 대한 어떤 기대치(예: 시간에 대한 목표)가 있을 때 제 ‘욱’이 올라옵니다. 문제 인식을 했으면 바로 행동수정에 들어가야죠!



나의 감정 스위치 점검하기


감정 스위치에 불이 들어오기 직전,

1. 멈춤 후 숨 고르기

2. 원인 제거

를 합니다.


1. 감정 스위치에 불이 들어오면 감정은 순식간에 격해집니다. 버럭은 기본이요, 화가 화를 불러와 언어를 비롯한 행동의 폭력이 나오게 됩니다. 바로 이 상황을 피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피한다’는 말이 조금 거슬리는군요, ‘숨 고르기’라는 말로 표현하겠습니다.

욱-감정 스위치’에 불이 들어오면 잠시 쉬어주세요.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말해줍니다.

“얘들아, 엄마 화가 날 것 같아. 잠시 방에 5분만 다녀올게.”

혹은

“화장실 좀 다녀올게. 엄마 마음이 쉬고 싶대.”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처음엔 문 두드리고 난리가 나던 아이들, 차츰 익숙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가장 좋은 건, 산책처럼 자연을 벗 삼아 걸으며 진짜 숨고르기를 하면 좋겠지만 독박육아였던 저는 코로나 기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습니다. 집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유일하게 ‘집안 방 어딘가에서 잠시 쉼을 갖기’였습니다.


2. 심리학에서도 어떤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원인을 제거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꾸 영상을 본다면 TV의 경우 리모컨을 치우면 되고, 패드의 경우 꺼내기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안 보이는 리모컨이나 패드를 찾고 꺼내는 과정은 행동의 걸림돌이 됩니다. 불편해진 상황으로 하여금 아이가 원하는 일에 대한 횟수는 줄어든다는 겁니다.

제 경우, 아이들과의 문제는 대개 ‘시간’과 연관되어 있기에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시간에 맞춰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예 몇 시간을 미리 움직이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약속장소를 향해 나가지 않습니다. 유치원의 경우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제시간에 보내기 위해, 하루 이틀 강압적으로 재촉하기보다는 오랜 기간이 걸려도 스스로 서둘러 가게끔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꼭 지켜야 할 시간 약속에 대해서는 계획보다 훨씬 앞선 시간부터 움직였고요.




자신만의 탈출구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에 일방적으로 참고 참으면 엄마의 화는 더 커지고, 심지어 육체적 건강마저 상해버리고 말 것입니다. 몸 안에 독이 쌓이면 빼내야 하듯, 나쁜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배출해내야 합니다. 제겐 우연한 기회로, 그것이 독서였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글쓰기로 연결되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음악이, 전화로 떠는 수다가, 커피 한 잔 등이 그 수단이 될 수 있겠죠. 나의 감정을 체내에 쌓아 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소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 자신만의 탈출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가정환경이 허락하는 안에서 하셔야죠. 아이도 있고 혹은 가계가 한정되어 있는데 무턱대고 밖에 나가 쇼핑을 한다거나 고가의 명품백을 사재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감당할만한 환경에서 찾으세요. 제겐 아이들과 잠시 분리된 5분, 그곳에서 몰입한 책읽기에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화를 잠재우고 힐링을 할 만한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오늘처럼 날도 더운 날, 반갑지 않은 손님 ‘화’를 내 안에 들이지 말고, 멀리 내보내는 하루를 보내세요.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점검하며 즐거운 나,
즐거운 육아하는 멋진 날 되세요!




[한 달에 한 권 책 읽어요]

https://m.blog.naver.com/joyful-dreamer/22279112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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