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 여러 개의 시간이 흐른다

아이들의 모든 것은 옳다 ​

by 아시시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나니

긴긴 겨울방학이 찾아왔다.


아이 셋이 모두 미취학이었을 때,

그리고 1호가 초등 저학년이었을 때까지만 해도

모든 놀이는 늘 1호의 한마디로 시작했다.


"야, 놀자!"


이 말에 동생들은 눈 만난 강아지마냥 눈을 반짝이며 한 자리에 모였다.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온 집안을 전쟁터로 만들곤 했다. 아이들이 정리하지 않은 놀잇감은 이내 개마고원이 되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그렇게 흘러갔다.


"이젠 자라."는 엄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직 못 놀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아이들이었다.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동생들은 여전히 꽁냥꽁냥 놀기도 하지만, 전에 비해 투닥거리는 횟수가 늘었다. 지금도 1호와 함께 놀고 싶지만, 예비 중2가 된 1호는 부쩍 커버린 듯하다.


어느새 아이들은 자신의 기질대로, 취향과 관심사대로 놀고 동일한 생활 패턴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바뀌어갔다. 누군가는 심심해하고, 누군가는 평소대로 학교에 가며, 누군가는 따뜻한 이불속에서 자유를 즐긴다. 나는 그 옆에서, 아이들을 다그치기보다는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듯, 그게 내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앞으로 긴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의 시간을 기록하려 한다.

아이들은 이 겨울을 지나며 또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기 시간을 배워가겠지.



/독서 회원 모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