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
애정결핍, 비타민 결핍, 주의력결핍.. 그 모양과 형태가 참 다양한데요,
결핍 육아
장난감은 반드시 필요할까요?
9년 동안 아이 셋을 키워본 저의 결론입니다.
장난감은 필요 없다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보냅니다. 핀란드의 어린이집 선생님이 하는 일은 아이들이 놀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고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지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겨울 야외놀이시간이면 아이들에게 썰매를 내주고 눈 덮인 어린이집 뒤뜰에서 놀게 합니다. 썰매를 타든 눈사람을 만들든 아이들의 자유입니다. 선생님은.. (중략)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사고가 생기지 않는 한 선생님은 놀이에 간섭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되면 아이들에게 야외놀이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주고..(중략) 놀고 또 놉니다. 책 읽어주기는 아이가 그만하고 싶을 때 끝납니다..(중략) 우리 관점에서 보면 이 아이들은 방치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최승필, 공부머리 독서법 155p)
장난감은 욕구 해소를 위한 것이지 아이에게 도움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물론, 제품 광고대로 통합적 발달이 있고 제품의 목적에 맞는 긍정적 효과가 있긴 하겠죠. 하지만, 굳이 돈 주고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치품 같은 거죠.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는 부모는 무능한 것 같고,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하셨나요?
아니요, 없이 지내기에 그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나래를 더 펼칠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갖고 싶은 스마트폰 장난감이 없기에 대체물(리모컨, 계산기 등)을 통해 아이의 상상력이 더해갑니다. 자기만의 눈과 머리로 디자인한 아주 멋진 장난감이 탄생합니다. 심지어 변신도 자유자재로 합니다, 상상 속에서 말이죠.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장난감이 탄생하기에 아이는 돈 주고 산 장난감보다 더 애정이 생깁니다. 장난감은 결코 아이를 위한 제품이 아닙니다. 어른을 위한 것입니다. 아이를 위한다는 말로, 비싼 돈을 들여 굳이 아이의 다양한 창의 활동을 저해시켜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장난감이 없으면 아이는 다른 장난감을 만들어냅니다.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집안의 온갖 물건을 이용하여 세상에 하나뿐인 장난감을 만들어냅니다. 만들기만 할까요? 온갖 재료는 다 관찰하고 탐색하고 집중하여 만듭니다. 관찰력, 주의 집중력, 창의력은 기본으로 생깁니다. 만들기에 성공하면 성취감을 맛보는 거고, 실패하면 원인을 분석해서 다시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엄마들이 좋아하는 집중력이 생겨납니다. 자신이 만든 장난감은 돈 주고 산 장난감처럼 싫증 내지 않습니다. 보물 1호가 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장난감으로 놀다 지루하면 다른 놀이를 생각해냅니다. 계속해서 뇌를 사용합니다.
때론 멍 때리기도 합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멍 때릴 시간이 없지요. 아이들이 멍 때리는 것은, 우리가 보는 것과 달리 전두엽이 가장 활성화되기에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라고 하더군요.
코로나로 인해 '환경 보전'에 대한 경각심이 여기저기서 생겨났습니다.
장난감을 사지 않는 것은 환경 지키기에도 일조하는 것입니다. 몇 세대가 걸쳐도 썩지 않는 환경오염 덩어리를 부디 비싼 돈을 들여 사는 일에 신중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점 투성이인 장난감 결핍, 한번 도전해보지 않으시겠어요?
육아 9년 차인 요즘, 브런치에 글을 쓰며 육아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얻은 귀한 깨달음입니다.
지금 저희 집은 장난감 다이어트 중입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주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팔만한 것은 저렴하게 팔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3달 정도 손이 안 가는 물건은 정말 안 놀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줄이고 줄이고 또 줄이고 있습니다.
제가 장난감을 예로 들었지만 육아할 때에 결핍하면 좋은 것은 참 많습니다. 스마트폰 결핍, 팝업북과 같이 화려한 책 결핍(심심한 종이책 추천합니다), 신나는 놀이동산 결핍(늦게 갈수록 좋습니다, 유치원, 초등 저학년이 아닌 늦출수록이요)처럼 말입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에게 결핍시킬만한 게 무엇이 있을지 곰곰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