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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un 18. 2020

누구에겐 심장이 제대로 뛰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심장에 대해서

현장팀장님께서 오셨다.

모두들 내심 걱정이 많았다.

워낙 말씀이 많으신 분이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될까 봐 두려웠지만

차분히 팀장님을 맞았다.


현장교육에 앞서 팀장님이 최근에 겪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대응팀장님으로 계실 때 어떤 화재 지휘를 하고 있을 때였다.

본인 머리의 작전이 실행이 안 되는 것이었다.

화세가 거세 소방헬기를 요청했지만 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본인이 불에 고립되어서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머리가 지끈 아픈 상황.


그때,

심장이 쓰리듯이 아펐다고 한다.

배를 움켜잡고, 화재현장에서 119를 눌러서 구급차로 대형병원으로 갔다.

알고 보니 급성심근경색.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혀서 심장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질환이었다.

혈전이라든가 뭔가가 관상동맥을 막은 것이다.

시간이 더 흘러 더 막힌다면...

장담하기 어렵다.


중환자실에서 누워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돈이란 무엇인가? 고민했다고 한다.

조금만 늦었다면 심장이 멎었고 저 세상으로

갈뻔한 그 시점에서 어느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건강만 챙겨라. 삶에 감사하라

다른 것은 다 중요치 않다."


엔진이 멈추면 차가 멈추듯이

심장이 멈추면  사람은 죽는다.


그 단순한 사실을  다시 깨달은 출동이 있었다.



소방관 몇 년 하다 보니

직감이라는 것이 있다.

구급차 운전이라고 하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

다 무시하고 액셀을 밟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현관문을 열고 나온 환자의 얼굴을 봤을 때

전자임을 느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지만

스스로 이동하려 했다.

부정맥 환자.

부정맥 환자는 말 그대로 심장이 일정하게 뛰지 않는 것이다.

전기신호가 제대로 심장을 뛰게 만드는데,

그 신호가 '어떤 이유로' 제대로 뛰지 않는 것이다.

그의 몸에는 삽입형 제세동기가 있어서

심장리듬이 변화할 때 자동으로 전기충격을 준다.

쉽게 말하면

심장이 멈추었을 때 전기충격으로

심장을 리셋시켜 살린다는 것이다.


그는 가뿐 숨을 몰아쉬었고

배우자는 아기를 돌보느라 보호자로

구급차에 동승할 수 없었다.

12km 거리에 있는 큰 대학병원으로 급히 이동했다.

액셀을 밟았다.

땀이 났다.

사이렌을 울렸다.

조금만 도와다오.

직감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환자를 처치실 안의 베드로 옮기고

의료진에게 인계한 후 동승한 구급대원 지반장은 말했다.

"차 안에서 심장이 3번 정지했어요.

심실세동 리듬이 보였을 때

내장형 제세동기가 자동으로 작동했어요."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똑같은 숨.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인데

누구는 언제 멈춰질지 모르는

그런 숨을 붙들면서 살고

나는 당연한 듯 누리는구나.

감사하면서 살기로 다짐했다.


평범함의 안락에 다시 젖겠지만

며칠만이라도 이 호흡에 감사하고

감사해야겠다고 느껴야겠다.


누구에겐 심장이 제대로 뛰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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