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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un 16. 2020

어른이 되기 전에는

미숙함에 대해서

아들의 손가락이 문에 끼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문에서 손가락은 빼냈는데,

그래도 구급차를 와달라고 한다.


시동을 걸고 출동하면서 '비응급'신고라고 생각했다.

같이 탄 동료와 미국처럼 비응급 출동은 비용을 지불하게 해야 된다는 투덜이

끝을 맺을 때쯤 현장에 도착했다.  


초등학생의 검지의 반이 절단되었다. 아이는 울고 있었고, 보호자인 어머니는 당황하고 있었다.

일요일 오전, 핸드폰 저너머의 응급실에서는 접합 수술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이 들려온다.

접합 전문병원에 상처를 전송하니 월요일에 수술해도 되겠다는 답변이 들려왔다.  

보호자에게 이 말을 전해주니 그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다른 병원을 찾아 달라고 한다.

아이는 지금 울고불고 난리다.  


아이는 엄마에게 여러 말을 뱄어냈다.

"나 지금 짜증 나니까 말 시키지 마!"

"나 마취하지 말고 약으로 해결해 줘"

"나 손 불구 되는 거 아니야?"

"나 이렇게 될 때 엄마는 뭐했어?"



운전석에 있던 나는 당장 자리를 박차고 아이에게 

"조용히 못해! 엄마에게 무슨 말버릇이야!"

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접합 수술을 바로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서

환자를 병원에 이송했다.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아이들이여!

짜증 내도 괜찮다.

책임을 부모에게 돌려도 괜찮다.

그것은 아이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 행동의 책임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된다.


반대로 20살 이하라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빨리 어른이 되려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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