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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Aug 22. 2020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마음의 병에 대해서


숨이 안 쉬어진다는 신고를 받았다. 현장에 도착했다. 20대 초반의 여성은 얼굴을 가리고 누워 있었다. 거실 중앙에는 소주병과 안주가 있었다. 남자 친구와 소주 한 병 먹었다고 한다.

남자 친구가 여성을 부축하려고 해도

움직일 수 없었다.
여자는 계속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여성은 자기 얼굴을 수건으로 가려 달라고 했다.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사실 그 환자는 단골손님이었다.)


또 바로 출동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였다. 숨이 안 쉬어진다는 것이다. 현장에 도착했다. 30대 후반의 여성은 손도 떨고 눈도 뒤집어졌다. 거실 중앙에는 또 소주병이 있었고 남편은 무덤덤히 지키고 있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자를
분리형 들것으로 옮겨서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환자는 미안하다며 
너무 힘드시겠다고

내 몸이 말을 안 듣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걱정 마시고

자신생각하시라고 말을 했다.


응급실에는 대기자가 많았다. 대기시간이 길어져 남편과 이야기를 했다. 남편은 아내가 어떤 전화를 받더니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께서 아내분 위로를 해주셔야 된다고 말씀드렸다.


응급실에 환자를 인계했다. 센터로 돌아오는 길에 옆에 탄 구급대원이 조심스레 말했다. 환자와 이야기를 했는데 어떤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전화는  자신을 죽이러 온다는 전화였다.

그런데 남편이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말을 했고, 그리고 몸이 이상해졌다고 한다.

반성한다. 나 역시 아내가 어떤 아픈 말을 했을 때 이성적으로 따지고 이건 어쩌고 저건 어쩌고 이야기했다. 마치 재판관처럼 말이다. 남편은 아내  편이어야 한다. 이성 대신 사랑이 필요하다.


또 출동이다. 주취자였다. 차 안에서 토하고 있던 남자다. 아픈 데는 없어 보이는데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바로 옆에 자신의 빌라에 경찰과 부축해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비밀 번호를 기억을 못 하는 것이다.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서

그 남자의 기억을 쥐어짜 냈다.

과연 4자리인가? 8자리인가?

주취자도 경찰도 소방도 눈물이 났다.

30분이나 흘렀을까? 알고 보니 6자리였다. 환자를  잠자리에 뉘우고 다시 센터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에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는 길이었다.  라디오를 켰다. 소통전문가 김창옥 님께서 공황장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공황장애나 과호흡은 자신의 마음 문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과 자신의 마음과의 거리가 계속 멀어진다. 가끔은 자신의 마음을 돌봐야 되는데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기 사슴의 예를 들었다.

 사자가 나타나면 큰 사슴은 도망가거나 들이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아기 사슴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 그 자리에서 실신해버린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공황장애다. 


그러면서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본인의 제주도살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질을 배워봤다고 한다. 큰 성게를 따려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그만큼 숨을 참아야 한다.

 너무 큰 것을 얻으려고 숨을 쉬지 않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그때 질식이 된다.


우리는 제대로 숨을 쉬고 있을까?

가끔  내 마음을 돌보고 있을까?

내 마음의 비밀번호를 모르는 것은 아닐까?

 마음의 비밀번호를 찾지 못하면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비바람을 맞고

 밖에서 자야 된다.

아까 술 취한 환자처럼 말이다. 김창옥은 비밀번호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말한다.


가슴 뛰는 장소나 사람을 만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마음의 비밀번호를 누를 수가 있고 마음을 돌볼 수가 있다.

그러면 어떤 안 좋은 일이 닥쳐도

과호흡까지는 공황장애까지는 가지 않는다. 마음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거의 어린이집에 다 왔다.

라디오에서  가수 윤하의 노래를 틀어준다


하루에 네 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 번 웃고 여섯 번의 키스를 해줘!

날 열어주는 단 하나뿐인 비밀번호야!

ㅡ 비밀번호 486ㅡ


이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선생님과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사실 우리는 매일 말로만 묻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의 안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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