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뽑기가 싫다는 할머니

Come on baby!

by 조이

풀 뽑기가 싫다고 할머니가

마당을 시멘트칠을 하자고 하셨다.

사실 할머니가 혼자 살지만

가족 친척들의 반발은 심했다.

아이는 흙을 밟아야 되다고,

도시에서 시멘트 바닥만 밟다가 시골에서까지

불라불라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616161440_0_crop.jpeg 요랬는데


하지만 결국 마당에 시멘트를 발랐다.

주인은 할머니였다.

물이 잘 흐르게..

약간 경사를 지어서 잘 만들었다.

다행히 정원 2개가 있어서 미관상 괜찮았다.

요렀게 변함.




할머니가 넘어져서 다리에 깁스를 했다.

한 달 정도였나?

오늘 깁스를 푼다고 해서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할머니 깁스를 푼 다리의 때를 밀어드렸다.

계속 때가 나왔다.

할머니는 한 달간 못 닦아서 그랬다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할머니는 수도 없이 내 몸의 때를

밀어주셨는데 나는 겨우 한번이구나


필자는 태생이 엉뚱한 바

할머니께 물었다.

할머니 인생에서 가장 기뻤을 때가 언제였나요?

이상이 태어났을 때와 이상이 결혼했을 때지.

아마 다른 사람이 물었다면 다를게 대답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기뻤다.



동네 아주머니가 오셔서 말했다.

앞 밭에 풀을 누가 매었는지 아냐고?

나는 삼촌이 오셔서 한 줄 알었다.

삼촌이 한 거 아니에요?

아니라고 하셨다.

삼촌이 아니고 친구 아버지가

새벽에 오셔서 풀을 전부 매셨다고 한다.

감동이었다.

평소 같으면 할머니가 하셨겠지만

다리를 못 움직이는 할머니가 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할머니는 이제 92살이다.

딸아이와 함께 손녀와 살고 계신

아저씨에게 과자 한 봉지와 함께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러

찾아갔다.



하룻밤을 할머니네에서 자고

아침에 할머니는 아픈 다리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다.

그때 어머니와 같이 뒷 밭에 풀을 맸다.

빨리하면 풀머리만 뜯기고 뿌리는 그대로 남는다.

해 뜨면 어려운데..

그냥 풀 머리만 쥐어뜯었다.

일주일 후에 원상복귀이다.

그리고 앞집에서 준 대파를 심었다.

해가 뜨거워졌다.

오늘 일은 여기까지.

밀짚모자 쓰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장례식도 못 가본 어느 할머니 집이 보였다.

너무나도 넓은 마당이 있는 그런.

점프를 하여 담 너머 집을 보았다.

그 넓은 마당에 풀이 가득하다. 내 무릎 정도 까지..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은 그러한 거다.



풀이 없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풀은 수염과도 같다.

원하지 않아도 그냥 자라난다.

그래서 미관상 안 좋다.

그리고 밭에 있는 풀들은 우리에게

좋은 영양분이 되는 채소의 영양을 빼앗아간다.

그래서 뽑아준다.


그런데 평소 정원을 가꾸는 것을 봐서

아름다움을 아는 할머니께서

이미 70년을 뽑았지만

더는 힘들다고 느낀 것 같다.


매일 수염을 자르듯

귀찮지만 풀을 뽑았던 할머니는

덕분인지 몰라도

치매 같은 것도 없고

동네의 원로로 건강하게 지닌다.

가끔 내가 질문하는 일본어 퀴즈도

80점 이상 획득했다.


여하튼 앞마당은 이제

풀을 뽑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뒷밭 옆 밭의 풀은 계속 자란다.

손들이여..

할머니는 일부러 풀을 뽑지 않을 것이다.


'아들이여. 손녀들이여.

어서 와서 풀을 뽑아라.

밥은 내가 해줄게

우리 얼굴 좀 보자'


할머니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겸손은 힘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