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 일기 #002

관측하는 대로 현실이 된다면

by Joy Jo


숱한 가능성의 중첩, 그 가운데에서 멈칫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그 무엇도 확정되지 않는다.

내가 발견하고 반복적으로 그것을 관측하기 전까지는.


이미 확정된 과거와, 방금 과거가 된 현재를 돌아본다. 거기에는 내가 순간순간 최선이라 여겼던 많은 선택지들이 오묘하게 수놓여있다.


어떤 구간은 칠흑 같고 어떤 구간은 모래알처럼 반짝인다. 여기에 무엇을 덧대어야 조화로운 그림이 될지, 수없이 눈을 깜빡이고 마음의 손을 뻗는다.


관측하는 대로 현실이 된다면, 이제껏 나의 푸념을 홀로 버티던 반쪽짜리 운명 또한 쉼을 얻을 수 있다. 쉼을 얻은 운명은 그제야 나를 도와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추려낸다.


협연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Observation,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