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 일기 #006

피날레

by Joy Jo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작은 멤버십 프로젝트의 피날레.


스스로 벌인 일이었기에 끝이란 것이 사실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애초에 시작 3개월 차부터 부침이 있었던 일을 1년 가까이 끌고 오기에 이르렀다. 나에게 한정된 자원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객관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하였지만 흔쾌히 내가 만든 풀 안에 들어와 즐거움을 함께 나누던, 그리고 각자 할 수 있는 대로 손을 보태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섣불리 마침표를 찍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만 1년을 기점으로 프로젝트를 종료하고자 한다고, 두 달 전 힘겹게 말을 꺼냈다. 해외에 있던 멤버들에는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6월에 내가 보내주는 작품 선물이 이 멤버십의 마지막 혜택이 될 것임을 알렸다. 즐거운 모임 자리를 매달매달 만드는 일이었기에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내가 자비로 이 프로젝트를 지속해 왔던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양해해 주었다.

어젯밤 마지막으로 모인 스무 명 가까운 멤버들이 마음껏 웃고 떠들며 그 자리를 즐기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얼마간 무엇이든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레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내가 상상했던 피날레의 모습보다 훨씬 풍요롭고 따뜻한 그림이었다.



The Final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