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스쳐간 저녁

어느 평범한 주말에 마주한 교통사고

by Joy Jo


생사의 기로에서 한끗 차이로 살아 남았다.


누구의 의중도 아니었으며 누군가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끔찍한 사고였지만 그럼에도 찰나의 순간 본능적으로 달려가 사고 차량을 들어 옮기던 열댓명의 사내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느 평범한 주말 저녁 한가로이 밥을 먹던, 거리를 거닐던, 어느 평범한 무리 속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자, 가까이 가지 말라고 소리치는 서넛 친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구호를 외치며 차체를 밀고 있던, 그들의 오랜 친구 한 명 한 명이었다.


등 뒤로 스친 죽음에 뇌가 저릿해진 채로 멍청히 굳어 있다가, 물밀듯 골목을 채워오는 구조 차량들의 해산 안내에 느린 걸음을 옮겼다.


다음 날 정신이 든 후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추가 증언을 하고자 경찰서를 찾았지만 이미 조사가 종료되었는지 준다던 전화는 아직 오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 머리가 아프고 잠이 안 오지만 두려움 보다는 의문이, 의문 보다는 평범하고 의로운 존재에 대한 경외심이 앞선다.


신은 어떤 어림셈으로 나를 살려 두었을까.

평범하고 의로운 존재들에게 가랑비 같이 가 닿을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일까.


아마도 사는 내내 저릿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