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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Oct 31. 2020

삶의 숲에서 함께 쓰고 자라난다는 것 by 빛들

경이와 믿음과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제, 글쓰기] 및 다수 모임에 참여하며 함께 읽고 썼던 빛들의 원고를 옮깁니다.


출처. 빛들 인스타그램 light.story.ground

#삶의_숲에서_나의_길을_찾는다


어김없이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낸다.

거저 주어진 하루를 감사로 받아 값지게 살아내는 것이 내게 주신 소명이고 달란트라 오늘도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찾는다.


어떤 엄마가 되느냐, 어떤 아내가 되느냐, 어떤 강사가 되느냐에 집중하지 않고, 그냥 내가 엄마일 때 행복한 순간, 내가 아내일 때 편한 한 순간, 내가 강사일 때 열정적인 순간들을 찾아본다.


내가 어떤 엄마가 되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된다. 내가 어떤 아내가 되려는 순간부터 남편에 대한 원망이 쌓인다. 내가 어떤 강사가 되려고 할 때, 이미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잃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나를 이야기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나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버거워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남들이 모두 "Yes"라고 할 때 "No"라고 외치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문득 외로운 것처럼,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기보다, 그 역할을 해내고 있는 나에게 집중하는 삶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숲에서 치열하게 '나의 길'을 찾아야 하는 작업이 된다.


#함께_쓰는_팀


나는 그렇게 치열하게 찾아낸 이야기를 글씨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내 주변에는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항해하며 함께 쓰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글씨로, 어떤 이들은 글로, 그리고 어떤 이들은 말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쓴다'는 행위 자체가 내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나처럼 이렇게 '함께 쓰는'행위는 서로의 표현을 존중하며 서로의 무게를 함께 견디며 나아가는 팀이 된다.


얼마 전, 내 또래에 비슷한 나이의 남매들을 키우는 엄마들과 이야기 캘리 수업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엄마들에게 지속적으로 나를 이야기할 것을 권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아정체감이나, 자존감의 문제뿐 아니라 그대들에게 적당한 삶의 무게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지금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는 삶에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그대에게는 그대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가 열매 맺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며, 때로는 그대들의 역할이 가정뿐 아니라 사회에도 필요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난 엄마들이 적당한 삶의 무게를 갖고 긴장하며 살아가는 것을 권한다고 말이다. 이렇게 함께 이야기를 써나가자고 열렬히 말하고 나면, 나는 그 엄마들의 이야기를 함께 써 나가야 하는 팀이 된다. 내 이야기도 찾기 힘들어 치열하게 싸우지만, 우리는 서로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발견해내며 위로를 얻는다. '아, 나에게도 반짝이는 이야기가 있겠구나.'

출처. 빛들 인스타그램 light.story.ground

#함께_쓰는_팀을_찾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한 사이란, 또는 막역한 사람이란, 자주 만나고, 자주 안부를 물으며,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나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은 나와 일상을 나누지도, 때로는 일면식도 없지만, 서로 각자가 쓰는 글을 통해 만나고 공감하며 소통했다.


일을 하며 나와 이야기 캘리 수업을 듣는 회원님들과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하고 만나지만,

만나는 동안 의미 있는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나누며 글씨를 쓴다.


최근에 경험한 랜선 글쓰기 모임 경이와 믿음은 더 새로웠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의 글을 정독했다. 그리고 각자의 가치를 지향점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계속해서 함께 쓰기를 해나갔다. 우리는 나의 삶과 신앙을 반성하기도 하고, 삶의 고민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때로는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도 했다. 그리고 팀이 되었다.

함께 쓰는 일은, 팀이 되어 나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일이다.


#성실함과_꾸준함의_열매


내가 쓴 이야기 캘리 중에, 가장 내가 좋아하는 글귀는 "성실함과 꾸준함의 열매를 믿습니다."이다.

내가 캘리그래피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를 돌이켜 보면 그렇고, 이야기 캘리를 처음 생각하고 시작했을 때부터 또 지금을 바라보면 또 그렇고, 무엇이든 시간 안에서 성실하고 꾸준하게 해 나가면 열매를 맺는 축복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쓰는 사람들과 내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팀이 되어 함께 쓰기를 성실하고 꾸준하게 해 나간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든지 성장하고,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라는 사람 안에 숨겨진 이야기 씨앗들을 땅 속에 그냥 버려두고 잊고 지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거름도 주고, 물도 주고, 사랑도 주면서 꾸준함의 시간을 지내다 보면, 우리에게는 '자라남'이라는 축복이 있을 것이고, 분명히 열매라는 선물이 찾아올 것이다.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단 하나의 단어를 찾는 일부터 시작하고, 함께 쓰는 사람들과 그 단어를 공유하고, 그 단어를 심어 이야기를 키워내는 일을 시작하면 된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쓰며 자라난다.


빛들

@light_story_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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