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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준 Jul 05. 2018

RE :

가끔, 혹은 자주.

무력함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이따금씩,

저도 모르게 찾아오는 그 감정은

찾아올 때의 모습처럼

떠날 때도 제 멋대로

제 자신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로

떠나가곤 합니다.


어디선가 글을 계속 쓰고는 있었습니다.


종이 위에 인쇄가 되어 나간 것도 있었고.

초록창에 검색이 될 때까지 숨어 있도록 시켜둔 것도 있었고.

아니면 대개의 경우에는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공책들 속에.

그 중에 꺾인 나뭇가지 몇 개는 별 꼬리에 달아두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글이 자랑처럼 느껴지는 부류와.

세상에 내놓는 것이 두렵고 부끄럽게 느껴지는 부류로 말입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만,

그래도 어쩐지,

글을 쓰는 것은 능력의 차이와 상관없이 사랑스러운 것이어서.

여기로 돌아오고 싶어지고 말았습니다.


어떤 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쓰게 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10개월의 공백을 채워넣을 수 있을까요?

적어도 그만큼은 계속 쓸 수 있을까요?


다시 시작하는 이 공간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손가락에 힘을 빼고 쓸 수 있을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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