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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준 Apr 07. 2022

코다 (2021)

[어바웃 무비 4] 2022년 3월 17일 발행글.

상반된 두 장면의 교차는 루비가 어느 쪽에도 자신을 온전히 내어줄 수 없는 상황임을 암시한다. 가족의 목소리로 살아가야 하는 세계와 자신의 목소리로 살아가고 싶은 세계가 점차 부딪히기 시작하는 것이다.

본문 내용 중에서.


**어바웃 무비의 모든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코다>는 현재 네이버 시리즈 온, 티빙(Tving), 웨이브(Wavve)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전문은 하단의 링크를 통해 제공되며, 유료 콘텐츠로 제공됩니다.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댄스 영화제(The Sundance Film Festival)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제였다. 1970년 중반 영화배우 겸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의 이름 없는 영화제 하나를 후원하면서 시작된 이 영화제는 1985년 미국 영화제(The United States Film Festival)를 흡수하면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영화제의 이름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대표작인 <내일을 향해 쏴라>(1969)에서 자신이 직접 연기했던 배역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1) 2010년 초, 중반 이후로 <블루 발렌타인>(2010), <라이크 크레이지>(2011), <위플래시>(2014), <서치>(2017) 등의 작품이 선댄스 영화제 출품 및 수상작으로 소개되고 국내에서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선댄스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에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2020)가 이 영화제의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알려지며 선댄스 영화제가 선택한 영화의 작품성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영화 <코다> 역시 같은 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심사위원과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은 물론 감독상과 앙상블상까지 수상하며 역사상 최초로 선댄스 4관왕에 등극한다. OTT2) 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애플TV+가 2천5백만 달러, 한화로 약 280억 원을 이 작품의 글로벌 판권 구매를 위해 제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금액은 선댄스 영화제 37년 역사상 최고가로 기록되었다. 영화제 역사상 최초의 4관왕과 최고가 판권 구매 제안은 이 영화 <코다>에 쏟아진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게 한다.


영화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의 한 고깃배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 가족 내 유일한 청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로 농인인 부모님과 오빠를 대신해 어릴 때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통역하는 일을 모두 맡아왔다. 등교 전 새벽같이 일어나 바다로 나가는 배에 오르는 것도, 가족의 병원 진료에 따라다니는 것도,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애써 잡은 가족의 생선을 헐값에 구매하려는 경매장 관리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모두 가족의 유일한 대변인인 루비가 해야 할 몫이다.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형성되어 루비에게 주어진 역할과 지위는 그 울타리의 바깥세상에도 영향을 끼친다. 농인의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과 배 위에서 엉겨 붙은 바다의 짠내, 그리고 생선의 비린내는 철없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된다. 그녀가 자신의 세계를 오롯이 세우는데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가족 구성원들 가운데 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루비의 감각(청각)은 양쪽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분명히 필요한 것이지만, 한 편으로는 그녀의 삶을 버겁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 루비에게 노래는 유일한 안식이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 파도 소리가 가득한 망망대해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가족의 배를 벗어나지 않으며, 안타깝게도 가족의 배 위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루비 자신뿐이다. – 곳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


(하략)


[전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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