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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 Apr 27. 2019

#사이이다를다섯사람에게

에필로그 / 포토그래퍼 사이이다에게 모델 장윤주  

#사이이다를다섯사람에게 보내고 끝에

모델 장윤주가

보내온 목소리를 글로 만들어

포토그래퍼 사이이다에게 보냅니다.

_


내가 좋아하는 사이이다의 사진은 너무 많아


어느 시기였나

사이이다가 사람들을 많이 그리던 시절이 있었어.

나도 그리고 싶다고 해서 집으로 찾아갔는데

옷도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고 오라고 해서

그때 나는 스물두 살 인가 세 살 때거든


속옷에 스타킹을 신은 단발머리의 소녀로

그려주기를 바라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의 나를 또 사진으로도 찍더라고

그때 사진도 그림도 너무 좋았고


마리 끌레르 매거진 촬영 때도

어느 사진작가도 표현하지 못한 나의 몸의

부드러움을 담아냈는데

우리 둘이 친구이기 때문에

사이이다의 카메라를 보는 나의 눈빛이

또 나를 보는 사이이다의 카메라가

서로를 숨길 수가 없이 그대로 투영되었지.


1집 앨범을 찍었을 때

나는 소녀였어

그런데 2집 앨범 때는 여자가 되고 싶더라고

어떤 누가 봐도

길가의 나무가 봐도

저 사람은 여자구나

그렇게 찍히고 싶다고 했더니

사이이다가 알겠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게 찍어줬지.

나 개인적으로는

1집의 음악 보다 2집의 음악을 더 좋아하거든

사진도 1집 보다 2집이 더 좋아.


내가 소녀에서 여자가 되어 갈 때

사이이다의 사진도 그렇게 되어갔던 것 같아.


사이이다가 가진 빛은 너무 매력적이야.

조명을 쓰지 않고

데이 라이트로 사진을 찍잖아.

일할 때 나는 매번 조명을 두고 찍는데

이제는 알게 됐지.


데이 라이트에서 잘 찍는 게

조명을 두는 것보다 더 어럽다는 것을


그런 면에서 사이이다는 참 내공이 있고

희소성도 있지.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피사체를 잘 담아내는 사진작가라고 생각해.


한동안 조명을 사용할까 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다고 들었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데이 라이트에서만 사진을 찍는데


그런 작가라는 것도

지금 시대에서는 더 가치가 있고


아마 한국 사람도 그렇지만

외국의 어떤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사진작가 사이이다를 되게 궁금해할 것 같아.


내가 모델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또 모델을 안 하고 나서도 여전히 그녀에게 찍힐 수 있고

영원히 좋은 친구이고 싶은 마음 있지만

지금에 그녀의 모델 이고도 싶거든

그건 사이이다도 같을 거야.


서로에게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새로운 작업을 해 온 것에 감사하면서


올해에는 내가

카를라 브루니와 콜라보 앨범을 준비 중인데

이 시간을 기록할 때


카를라에게도 좋은 사진작가가 있겠지만

나는 사이이다 와 함께 일 거야.


인터뷰이 / 장윤주

인터뷰어 / 정신

사진 / 사이이다


사이이다가 기록한 장윤주
사진 1. 2004
사진 2. 2014
사진 3, 4, 5. 2008
사진 6,7. 2012
사진 8. 2009


그동안 #사이이다를다섯사람에게 연재를 읽어 주신 분들과

리그램을 해 주신 분들 그리고 텀블벅 후원을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원은 4월 30일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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