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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
관리자는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로그인 계정을 만들라고 했다. 그런 다음, 웹사이트에 익숙해지도록 이곳저곳을 둘러보라고 했다.
'프로젝트 홈페이지? 웹사이트가 또 있어?'
Y 프로젝트는 여러 나라에 흩어져있는 계약 프리랜서들이 참여하는 A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였다.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참여 인원이 많고, 업무 내용도 다양했다. 때문에 Y 프로젝트만을 운영, 관리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따로 마련한 듯했다.
프로젝트 웹사이트의 아이디 또한 업무용 이메일 주소로 만들었다. 이곳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업무 전용 웹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거라고 했다.
'이래서 회사 전용 메일 주소가 필요했구만. 만능키가 따로 없네.'
A사에서는 이메일 계정이 회사 출입증이자 사원증이었다.
비대면 채용과 100% 재택 업무의 한계를 가진 회사의 운영 방식이 조금씩 파악되기 시작했다.
No.6
프로젝트 계약서 작성하기.
'며칠 전에 계약서에 서명했는데. 계약서를 또 써?'라고 의문을 품는 나를 예상이라도 했는지, 담당자가 설명했다.
"지난번 채용 담당자가 제시한 고용 계약서는 말 그대로 A사에서 일한다는 채용 계약입니다. 이번에 보내드린 계약서는 Y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업무 체결 계약서'라는 데에 차이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계약서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만 유효합니다."
계약의 주요 내용은 기밀 유지, 업무 시간 및 수당, 급여 지급 기준,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개인 정보 활용 동의였다.
이렇게 모든 과정이 끝났다.
다행이다.
사전 작업만 하다 6개월이 다 지나갈 줄 알았다.
모든 걸 '혼자', '알아서' 해야 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내가 무엇을 어려워할지, 어떤 부분을 헷갈릴지를 염두에 두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완전한 순 없었다.
작업해야 할 내용이 관리자의 설명과 차이가 있을 때면 난감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관리자는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메일로 문의하라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지!'
문제가 되는 상황을 영어로 서술하고 질문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더구나 비즈니스 메일이라 격식도 갖추어 작성해야 하는데. 되레 일이 하나 더 느는 셈이다.
메일을 쓰느라 하루를 보낼거다. 답변이 돌아오기까지 2~3일을 기다려야 할 거고.
'차라리 내가 검색해 보는 게 빠르겠어.'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답답한 사람이 요령을 찾아야 한다.
정보의 불일치는 대부분 검색으로 해결된다. 관리자가 정보를 얻은 시점과 내가 작업하는 시점이 달라 정보에 오차가 생긴 경우는 검색만으로 충분했다. 최신 정보가 우선이다.
외부 사이트에서의 문제는 그곳에서 답을 찾는 게 낫다. 아무래도 기업의 공식 웹사이트가 파트너 회사가 제공한 정보보다 더 빠르고 정확할 테니까.
정말 모르겠다 싶을 때 관리자에게 이메일로 물으면 된다. 번거롭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못 할 건 없다.
참 수고스럽다.
말 몇 마디면 해결될 일을 검색과 메일로 빙빙 돌려가며 처리해야 한다니.
하지만 헛된 수고로움은 아니다.
길을 돌아가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주워 담았다. 관심사가 아니어서 몰랐던 분야의 지식이다.
스스로 탐색하고, 결정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사고(思考)도 꽤 값지다.
혼자서도 문제를 해결해 냈다는 성취감은 덤이다.
'이렇게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는 거지.'
그래서 퉁치기로 했다.
저, 이제 출근 하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