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을 끝내며

by PYT

날이 유독 맑은 날엔 너와 함께 맑은 하늘을 보고 싶다는 이뤄질 수 없는 소망을 품고

날이 유독 차가운 날이면, 추위를 잘 타던 너는 옷을 한 겹 더 걸쳤을까, 그 하찮은 걱정 하나로 괜스레 너를 다시 떠올린다.


비가 두껍게 내리는 날엔, 와이퍼를 써도 전혀 소용없더라.

좀처럼 보이지 않는 앞을 부단히 눈 비비고 나서야, 간신히 내가 있는 곳을 바라보게 된다


내 슬픔은 앞을 가린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너무나도 짚고 깊어

마치 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 서서 남긴 자욱에 머물게 하고,

그렇게 나는 너를 떠오르기도, 여전히 슬퍼하기도 한다.


계절의 한 바퀴는 이미 돌아,

모두가 아름답다고 오색빛처럼 물든 단풍 아래 마치 아이처럼 활짝 웃는데,

우리의 계절은, 아니 나의 계절은 지난가을에 머물러있지만, 보이던 단풍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내가 단풍을 비껴 걷는 걸까.


너는 참 따뜻한 사람인데, 따뜻하지 않았던 말들을 내게 던지고 떠나갔다.

끝내 침묵하고 아무 말도 없는 네가 여전히 원망스러워 잘 못 지내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아프지 않고 잘 지내길 바라는데,

네게 건네고 싶은 말은 사실 네가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이다.


네가 떠난 뒤에서야 너를 진짜 좋아한 이유를 확실히 말해줄 수 있게 되었는데, 네 덕분에 사랑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정작 이 이야기를 들어줄 너는 이제 곁에 없다.


너에게서 내가 잊힐까 두려운 마음은 가득한데,

반대로 내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는 네 생각에,

오늘도 잘 지내는지, 돌아오지 않는 답인 걸 알면서도 습관처럼 물으며 잠에 들지 못한다.


잘 지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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