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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에 Oct 31. 2021

불편한 질문에 대처하는 힘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한 자세

 

zoe


‘결혼은 도대체 언제 하니!?’

’왜 아이를 안 낳아요?,  

‘취업은 했니?’, 

‘둘째는 언제 갖니?’

‘공부는 잘하니?’

'남편은 무슨일 해요?' 


살면서 갑작스럽게 훅 들어오는 선 넘는 질문들에 멘탈이 털리고 말문이 막혀 답답했던 적은 없으신가요?  

   


우리는 살면서 대답하기 어려운 무례한 질문을 일부러 던지는 어른들 또는 이런 질문들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정치, 종교, 연애와 결혼 같은 사생활에 대한 대화나, ‘이게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라며 건네는 조언이나 은근한 자기 자랑을 원치 않게 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거나 할 얘기가 없을 때라도 ‘민감한 주제’에 대해 배려 없이 툭툭 말을 내뱉는다는 것 자체가 무례하고 이기적인 행동이고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너를 위해서 한다.’는 쓴소리들은 말하는 사람만 속이 후련하게 만들 뿐 가뜩이나 힘든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이런 불편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의 배경에는 '보편적인 것에서 벗어나면 이상하다'는 잠정적인 결론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다수에 속하지 못하면 '문제 있는 사람'으로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유독 한 개인의 ‘성장의 단계’에 관심이 많은데 “대략 몇 살 때 ~무엇을 해야 한다”등의 정해진 기준이 있고 “제 때 그 길을 가지 않으면 이상하고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자기 자랑을 하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그러나 각 개인의 성장의 단계는 사람마다 다르고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던지는 어른들은 이제 다른 사람의 대한 관심은 끄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당당하고 위트 넘치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정신과 전문가들에 의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반대로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물어보라고 조언합니다.  

   

예 1)

‘건강은 좀 어떠세요?’,’에고, 지난번보다 검버섯이 많이 생기셨네요?‘ 등 그 나이 때에 맞는 질문하는 것이 좋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라 오는 잔소리 공격에는 가능한 ‘단답’ 형의 답변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예 2)

“취직 안 하니?”,“해야죠.”

“공부 잘 되니?” “예” 

“어머 살쪘니?” “좀 쪘어요.”   

  


언젠가 TV를 보다 연예인들의 재치있는 대답에 저절로 웃음이 난적이 있습니다.


개그맨 김영철의 누나(미혼):

Q: ‘시집 안 가냐!?

 ‘한 번 갔다 왔다 생각하세요’

(주위에서 놀래서 그 뒤로 절대 그런 질문 안 한다고 합니다.)
 

개그맨 김숙(미혼):

Q: ‘왜 결혼 안 하냐?’

 (큰소리로) ‘어머, 요즘도 이런 얘기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요?’
 
 작사가 김이나:

Q: 자녀 계획이 없냐?

 ‘저희 부부는 자식을 가진 기쁨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아이 없는 부부끼리 사는 즐거움을 12년째 누리고 있습니다”

(“아이를 안 낳아도 왜 안 낳냐는 질문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신발언 함)




누군가 요청하지도 않은 조언과 잔소리를 건네 올 때에는 ‘적극적인 무시’가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게 쉽지 않다면 “저 사람이 나에게 이런 무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 저 사람의 문제 즉 저 사람의 미성숙함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말을 스스로에게 돌려서 ‘내가 문제야. 나는 왜 이럴까.’ 같은 생각들에 빠져 우울해하고 자격지심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세상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오랜만에 만나 어색할 때 어떤 대화 주제가 좋을까요?

상대방의 사생활에 대해 물기보다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신에 대한 얘기’ 즉 내가 요즘 좋아하고 느낀 것 또는 상대방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건네는 사사로운 ‘스몰토크(small talk)’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잔소리나 불편한 질문을 불쑥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진 않나요?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뱉어낸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그 말은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가 됩니다.    

 


누군가의 난처한 질문을 받을 때 붉으락푸르락하며 상처 받지 말고 배짱 두둑 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고 되받아 치는 내면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타 자별’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잠 15;23)  

   


+ 여타 자별(與他自別)- 다른 것과 스스로 달라서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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