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어디까지 기대해도 좋을지

by 수나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쉽사리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반문. 인간은 어떤 종류로 나눌 수 있나요? 몇 가지 종류가 있나요? 인간의 종류를 알아야, 내가 어떤 인간인지 대답할 수 있지 않겠어요? 답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왜냐면 나는 혼자 생각하는 중이기 때문이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는 답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곧장 나는 생각한다.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하는 질문을 갖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그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능한 대답 하나. 내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알고 싶어서. 가능한 대답 둘. 내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말하고 싶어서. 가능한 대답 셋.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을 떠올리고, 내가 그 어떤 종류의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내가 정말 그런 종류의 인간인가? 아닐 수도 있지 않나?’하는 의문이 들어서. 이 경우 질문은 다음과 같이 해석될 수 있다. '나는 게으르고, 나약하고, 인생을 낭비하면서, 자기 자신의 상황을 그다지 변화시키지도 못하고, 무언가 바라기만 하지 노력은 하지 않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지 않나? 그러나 때로 열심히 살지 않았나?'

‘가능한 대답 둘’로 주의를 돌린다.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말하고 싶은 건 희망을 위해서일까, 절망을 위해서일까? 인식과 의지가 뒤섞여 대답이 쉽지 않다.

보류. 망설임 속에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

잠정적 결론, 망설임 밖의 대범한 가정. 그래도 답해야 한다면,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설을 수립하자. 나는 아마도 한계에 대한 인식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다. 이러한 가설을 증명해 나가는 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나에 대해 불리한 가설을 세우고 증명하려 애써온 나에게, 오늘의 한 마디. 질문에 속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