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뉴스데스크 현장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국은 "위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과거 찬란했던 지상파라는 무기는 점점 힘을 잃고 있고, 콘텐츠 경쟁력은 자본의 힘 겨루기에서 무릎을 꿇은 지 오래다. 100년 영속기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변화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플랫폼과의 결합은 단골 인사.
적과의 동침으로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도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주부터 큰 변화를 예고한 뉴스데스크는,
양보다는 질이라는 탐사 중심의 진행방식과 앵커 교체 외에도 색다른 아이템을 들고 있다.
소셜 플랫폼을 통해 사전 뉴스 타이틀을 소개하고 이곳에서 시청자가 선택한 아이템이 본 방송으로 연계되는,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이하 마리뉴)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주부터 시범(?) 방송을 하고 있고,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저녁 5시부터 한 시간가량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예고편에서는 30분이라고 했으나, 실제 런타임은 1시간 남짓)
언제 적 마리텔이며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 시도는 꽤나 의미가 있어 보인다. 기존 모바일 라이브 포맷들은 단순히 스크린 다양화 측면의 시도(TV와 모바일로 함께 보는 블라블라..)가 대다수였지만 마리뉴는 모바일과 TV의 연계를 통한 콘텐츠 융합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드라이빙을 모바일에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to TV로의 시청률 향상 방안은 꽤나 참신해 보인다. (그렇다고 시청률이 오른다는 보장은.... ㅠㅠ)
연구소에서 모바일 플랫폼 업무를 맡고 있다 보니, 관련해서 현업의 회의 요청이 종종 오는데,
대부분 모바일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 여부와 콘텐츠 확산을 위한 모바일 라이브 방법 문의다. (파업 때 페북 라이브 운영한 여파가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 )
특히, 최근들어 소셜 라이브 문의가 많아졌는데, 주로 시사회 같은 홍보나 시청자 의견 청취의 역할로 소셜 라이브의 활용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
이제는 지상파 플랫폼과 모바일 플랫폼을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콘텐츠 경쟁력을 활용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활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아니,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의 시도는 참신하고 좋았다. 기존의 관습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려는 시도에, 결과를 떠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엇보다도 올초, 소셜 라이브를 위한 스튜디오 장비를 조사하고 구매를 진행했는데 좋은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하기도 하다.(이렇게 깔때기로 마무리되는구나 -0-;;;)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다.
1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소셜 라이브를, 그것도 뉴스 콘텐츠를 보고 있을 모바일 시청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게다가 편성 시간이 오후 5시라면, 모바일 뉴스의 주된 시청층을 감안했을 때 무모한 도전이다. 퇴근을 앞두고 가뜩이나 빨라지는 초침을 보며 누가 여유롭게 유튜브로 뉴스를 보고 있겠는가? 것도 만담이 오고 가는 진행 속도의 소셜 라이브 뉴스를...
올해 유튜브를 제치고 앱스토어 1위를 달리고 있는 15초 동영상 소셜 플랫폼 '틱톡'을 보면 동영상 시청 트렌드가 보인다. 뉴스라는 특수성은 존재하지만, 적어도 모바일 시청자들을 위해 "짧고 굵게" 변하려는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
덧붙여, 최근 이슈인 라이브 퀴즈쇼 앱들은 점심식사 직후, 12시 30분부터 15분 동안 스마트폰의 주 사용층인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접 10만 이상이 참여하는 서비스로의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참여 가능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상금 몇천 원에 직장 상사 눈치 보며 업무시간에 참여하긴 힘들 테니..) 퇴근시간 시청자 공략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해 보인다.
방송국의 소셜 라이브 활용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으로 변했다. 특히 보도와 시교의 소셜 활용이 예전과 비교해서 적극적이고 다양해지고 있는 점은 꽤나 고무적이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그래도 새로운 변화의 모습이 반가운 건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지상파 플랫폼이라는 옛 영광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해 미래의 시청자를 유치하고 본방송과의 연계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다.
"뽀뽀뽀~" 아닌 "뚜루뚜루~" 세대에게 필요한 건 11, 9, 7 숫자가 아니라 프로그램 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