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에프
마리뉴에 이어 MBC 모바일 뉴스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정권이 바뀌고 파업도 끝나고 심지어 앵커도 교체됐지만 MBC 뉴스는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그리 쉽게 되찾을 수 있겠냐 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데스크의 3% 미만 시청률은 뼈아프다. (엠조선이라는 비아냥이 이제 웃고 넘길일만은 아닌 듯하다 ㅠㅠ)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주 월요일(7/16)부터 새로운 보도국장 체제의 뉴스가 시작됐고 고루한 방식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둔 새로운 뉴스를 만든다고 했으니,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 듯하다.
각설하고, 본 주제로 돌아와서…
MBC 모바일 뉴스는 크게 두 개의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앞서 말한 보도국의 뉴스 콘텐츠를 재편집해서 내보내는 “MBC NEWS”와 온라인 전문 뉴스를 표방한 “엠빅 뉴스”.
“MBC NEWS” 는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고, 소셜 미디어(페이스북,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 그램 등)를 통해서도 라이브를 비롯한 다양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빅 뉴스”도 “MBC NEWS”와 동일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소셜 미디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주제의 뉴스들을 제공한다.
때문에 “MBC NEWS”가 기존 세대를 위한 모바일 뉴스의 느낌이라면 “엠빅 뉴스”는 젊은 세대를 위한 트렌드 세터스러운(?) 뉴스를 지향한다. 확답을 하지 못한 이유는 그 ‘젊은 세대’를 제대로 타겟팅 했는가 하는 의구심과 Z세대를 위한 모바일 뉴스만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엠빅 뉴스”를 설명하려면 늘 따라다니는 ‘스브스 뉴스 같은 거’라는 부연설명은 젊은 뉴스의 선봉장에 서고 싶은 갈망을 매번 스스로 비참하게 무너뜨린다.
그렇다면 Z세대는 어떤 모바일 뉴스를 보고 싶을까? 어떤 뉴스를 어떻게 제공해야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보게 만들 수 있을까? (콘텐츠의 홍수 시대에 뉴스가 보고 싶을 리 만무하려나 -_ -)
앞서 마리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콘텐츠의 타임라인과 15초 동영상에 익숙한 세대가 모바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딱딱하고 길고 지루한 뉴스 영상을 과연 찾아보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Z세대의 모바일 뉴스는 적어도 아래 4가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고 굵게, 핵심만 짚어서 3분 내외로
꼭지만 짚어서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야 한다. 전CM 이전에 나가는 뉴스 요약에 가까운 분위기랄까? 모바일이 주 매체인 그들에게 3분은 충분히 긴 시간이다.
감정 없는 뉴스는 노노, 함께 공감하는 뉴스는 고고
뉴스는 늘 딱딱하고 차갑고 로봇(?) 스러워야 하는 걸까? 팩트 전달은 기본이지만 공감의 표현이 그들의 또 다른 공감을 이끌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과하지 않은 위트와 유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우린 북한 뉴스가 아니잖아;;;
단방향으로 제공하던 정보 제공의 시대는 안녕, 이제는 소통의 시대
UHD, 모바일 그리고 소셜의 시대다. 언제까지 “내가 보내주는 뉴스 잘 들어” 할 건가. 대화하고 묻고 답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응답해야 한다. 인프라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 널리고 널린 게 플랫폼이다. “응답하라, NEWS”
매체는 친숙하고 다양한 게 장땡
내 것만 고집해서 되는 세상이 아니다.(오히려 내 플랫폼 고집하다가 마케팅 비용만 많이 들고 그지 꼴을 못 면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자학개그를 하게 될 줄이야… ㅠㅠ) 그들이 익숙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 소셜 활용은 다다익선이다.
그런데, 그런 뉴스가 나왔다;; 그것도 우리 회사에서.(아… 뭔가 홍보글이 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좀 그런데, 나는 이 부서와 관계가 0.1도 없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부서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음;;;)
“일사에프”라고 부르는 이 뉴스는 마봉춘 미디어랩에서 새롭게 내놓은 20대를 위한 소셜 뉴스다. 내가 생각했던 Z세대를 위한 모바일 뉴스의 필수 요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최근 올라온 뉴스를 보자.
강다솜 아나 이쁨이 뿜ㅃ... 아.. 이게 아니라;;; -0-;
우선 런타임이 2:57.
1시간 넘게 촬영해서 3분 이내의 영상을 만드는 14F팀의 노력이 보이고 그 가운데 있을 수많은 고뇌가 느껴진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글이나 영상이나 핵심만 요약하는 건 정말 곤욕 그 자체.
내용은 딱 4개 꼭지.
그날의 뜨거운 감자들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꽉 찬 느낌의 모바일 뉴스다. 4지선다에 익숙한 세대들에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개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바일 세대에게 딱딱한 주제로 3분 이상은 과유불급이다.
앵커의 제스처나 목소리가 뉴스답지 않아서 좋다.
덧붙여, 틈틈이 나타나는 앵커의 감정 표현과 최신 온라인 유행어나 짤방들은 14F가 시청자와 공감하는 젊은 뉴스를 표방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뉴스에서 처음으로 해요체가 나올 때도 어색은 했지만 결국 시청자는 적응했다. 정형화된 뉴스를 탈피하고 새롭게 하고 싶다면 뉴스답지 않게(?) 하면 된다. 변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그런 뉴스가 녹아드는 건 시간문제일 뿐.
모바일을 위한 노력도 많이 보인다.
“나 모바일 뉴스야”라고 대 놓고 말하는 세로 모드의 화면 레이아웃과 요즘 트렌드에 맞는 바스트샷 이상의 인물 중심 화각은 정말 100점 주고 싶다.(ENG 안 쓰고 DSLR로 최대한 개방해서 촬영한 것도 완전 맘에 든다. -0-b)
상단에 나와 있는 현재 진행 중인 꼭지 타이틀과 꼭지 간의 카드 트랜지션 효과도 정말 모바일스럽게 잘 만들었다.
이미, 소셜 3대 천왕에서 모두 제공 중이며 “MBC NEWS” 앱과 “엠빅 뉴스” 그리고 뉴스 홈페이지를 모두 활용 중인 14F. 플랫폼 다다익선을 몸소 실천하는 센스까지 보이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MBC14F
https://www.youtube.com/channel/UCLKuglhGlMmDteQKoniENIQ
https://www.instagram.com/mbc14f/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뉴스의 브랜드화.
M자를 탈피하고 전혀 다른 브랜드 명으로 시작한 건 정말 훌륭한 결정이다. 뼈아프지만, 예전의 MBC와 지금의 MBC는 그 느낌이 다르니… “일사에프” 브랜드는 호기심 많은 그들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미진한 부분은 없을까?
아직 시작 단계라 그렇겠지만,
시청자와의 소통을 통한 아이템들도 선보이길 바란다. 소셜을 통한 댓글 참여나 마리뉴와 같이 투표를 통한 뉴스 아이템 선정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일주일에 한 번씩 라이브도 생각해 볼 수 있고, 마리뉴와의 조인 뉴스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장소는 하나지만 방송 채널은 14F와 마리뉴 양쪽으로 나가는 방법)
그밖에 요일별로 다른 앵커를 통해 다양성을 추구하거나 뉴스 꼭지별 앵커가 바뀌는 모습도 신선할 듯하다. (이..이건 개인적인 욕심일지도, 쿨럭;;;;)
뉴스에서 볼 수 없는 NG컷이나 비하인드 영상을 주별로 제공한다면, 젊은 세대에게 마케팅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다. (소셜에서 공유를 타고 빠른 시간에 홍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사실, 베타 방송에서 설문을 통해 영상 길이나 포맷에 대한 선호도를 수집하고 이를 본방송에 적용하는 모습을 보면, 위에 이야기했던 아이디어들도 이미 고민했을 듯싶다. 그런 디테일한 팀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겠는가.
모처럼 MBC에서 젊은 세대를 위한 모바일 뉴스가 나왔다. 모바일 플랫폼 업무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최근 보도국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 중 가장 기대되는 시도다.
“14F”가 보다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템들로 모바일 뉴스의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기를 희망해 본다.
PS.
왜 14F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나처럼;
상암MBC 사옥은 크게 3개 센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많은 직원들이 상주해 있는 곳이 경영센터다. 그러다 보니 14F를 경영센터로 착각하곤 하는데, 경영센터 14층은 주로 임원들이 있는 층으로 메인은 사장실이다 -0-;;; (기획부서들도 있음)
14F팀은 미디어센터 14층에 있고 그래서 찾아가 봤다 정말 14층에 살고 있는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