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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곰 Oct 25. 2019

[신입사원 멘토링] 경험 사전 작성

경험이 곧 지식 그리고 실력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습관이 될 정도의 반복되는 작업이 아닌 이상, 동일한 문제를 다시 마주쳤을 때 고민하게 될 확률은 단언컨대 100%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기억의 반감기는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다...(흑, 슬퍼진다 ㅠ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은 사람이라면 나만의 "경험 사전"을 만들어 보자.


경험 사전
"경험 사전"이란, 업무를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노하우를 타인이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놓은 자료다.


문제는, 경험을 정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고 시간도 많이 들기 때문에 또 다른 업무가 되어버린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 사전을 작성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는, 서두에 밝혔듯 한번 만난 문제는 다시 만날 수밖에 없고 시간이 흐른 뒤 동일한 문제에 대면했을 때 기존에 정리해 놓은 방법을 보고 해결하면 경험 사전을 작성하는데 들었던 노력 대비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어 보면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가끔  '신입사원에게 꼭 해주고 싶은 멘토링 한 가지'라는 질문을 받는다. 필자는 고민 없이 '경험 사전'이라고 말한다. 비단 신입사원이 아니라 직장동료나 주변 지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사회생활 초기에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경험 사전을 만듦에 있어 특정한 양식이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경험 사전을 작성하면서 나름의 시행착오도 있었고 깨닫게 된 점들이 많았다. 경험 사전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좋은 팁이 될 수 있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해결한 문제 대해서는 반드시 당일 정리

일을 해결했을 때는 성취감에 도취돼서 해당 지식이 영원히 머릿속에 남을 거라 오판하게 된다.(멀리도 말고 일주일만 지나 봐라;;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심지어 해결한 게 맞는지 기억 안 날 때도 있다 -0-;) 해결한 문제에 대해서는 바로바로 경험 사전에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자. 아무리 늦어도 당일 안에는 정리해야 보다 자세하고 생생하고 경험 사전을 작성할 수 있다.


해결된 일과 해결되지 않은 일로 정리

비단 해결된, 즉 성공한 일들만 경험 사전으로 정리해야 하는 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아직 진행 중인 내용들도 정리하자. 나중에 동일한 문제를 만났을 때 이러한 내용들이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적어도 잘못된 방법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때문에...) 게다가 해결하지 못했던 경험 사전 내용들을 나중에 해결하게 됐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꽤나 짜릿하다. (해결된 내용은 추후 다시 경험 사전에 반영하자)


도구의 활용(MS Onenote, 여러 가지 클라우드 기반 메모장, wiki, 블로그, SNS, 유튜브 등)

 경험 사전 작성하라고 하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어디에 어떻게 적어야 하나요?' 다. 특정 양식이나 의무 도구가 있는 게 아니다. 필자의 경우 처음에 메모장으로 시작했다. 업무별로 디렉토리를 만들고 그 안에 항목별로 텍스트 파일을 만들어서 정리했었다. 그러다가 나름의 양식을 만들어 보기 위해 엑셀 파일로 전환했다. 이후 HTML 기반의  텍스트 관리 유틸을 사용하거나 어디서든 접근 가능하도록 WIKI를 사용했다. 클라우드 세상이 되면서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오피스 도구를 사용해서 정리하고 있다. 

소셜이나 블로그를 활용하거나 텍스트보다 영상이 편한 세대라면 유튜브에 작성해도 무관하다.(피.. 필자는 아직까지 영상보다는 텍스트가... -0-;;;)

정리하자면, 특정 도구에 종속되지 말고 자신이 작성하기 편하고 관리가 손쉬운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도구의 익숙함이 정리에 필요한 노력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하나. 경험 사전은 검색이 가능해야 한다. 동일 문제를 만났을 때 자신이 작성한 경험 사전에서 검색을 통해 손쉽게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자연어 검색이나 메타 정보를 통해 추후 검색이 가능한 도구를 선택하기 바란다.(유튜브라면 아직 영상 검색이 수월하지는 않으니 메타정보를 자세히 써 놓는 게 좋겠다.) 

아참! 가끔 미려한 UI를 도구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분들도 있는데 미련한 짓이다 -0-;;;; 


너무 큰 단위로 정리하지 말고 작은 단위로 정리(하나의 업무를 여러 개로 세분화해서 적어도 무관)

보통 경험 사전을 작성하는 시점은 문제가 해결되거나 많은 고민을 했으나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중간에 틈틈이 정리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면 좋겠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때문에 경험 사전의 내용이 생각보다 많아지고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정리하는 도중에 지치거나 귀찮아서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한다. 

가급적이면 너무 큰 단위로 업무 항목을 정리하기보다는 길어야 한 페이지 분량 정도로 내용을 나눠서 정리하는 게 좋다. 그래야 나중에 찾아볼 때도 편하다. 자신이 작성한 내용이지만 한 페이지 넘어가면 작성은 둘째치고 읽기도 전에 지친다 -0-;;;


제목을 적을 때 가능하면 자세히 정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경험 사전을 뒤지거나 새로운 내용을 작성하기 위해 기존의 내용을 살펴볼 때,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제목이다. 때문에 제목을 최대한 자세히 정리해 놓으면 보다 효율적이다.


최대한 자세히 설명(누군가에게 해결방법을 설명하는 어조로)

첫 번째 항목인 "당일 작성"에서도 말했지만, 기억의 반감기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다. 경험 사전을 작성할 당시에는 다 아는 내용이라 짧게 정리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한다. -_ -;;; 나중에 동일한 문제를 만나고 경험 사전에서 자신이 정리한 내용을 찾아서 기뻐하는 것도 찰나, 내가 쓴 글인데 이렇게 불친절할 수가 없다. 뭔가 설명은 해 놨는데 이해하는 게 더 어렵다. 

다른 사람한테 설명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히 정리하자. (필자는 초기에 이를 위해서 존댓말로 경험 사전을 적었었다.)






필자가 이렇게 까지 경험 사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15년 가까운 그동안의 경험 때문이다. 경험 사전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당위성과 장점들을 정리해 본다.


동일 문제 발생 시 해결에 드는 비용이 0에 수렴함

사회생활하면서 제일 짜증 나는 일중에 하나가 힘들게 해결한 문제를 다시 만났을 때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문제 해결의 성취감이 고스란히 스트레스로 바뀌는 끔찍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경험 사전에서 친절한 설명서를 찾게 되면 문제 해결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든다. 마치 비법을 찾은 기분이랄까?!


업무 인수인계 시 정리해 놓은 경험 사전을 활용하면 보다 빠르고 쉽게 해결

업무의 전환이나 장기 출장과 같은 부재 등으로 인해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인수인계해야 되는 상황에서 경험 사전은 정말 빛을 발한다. 인수인계는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고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인계를 받는 사람이 선임일 경우에 지옥을 맛볼 수도 있다. - _ -;) 업무를 인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자처럼 끝까지 따라다니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도 있을게다. 경험 사전을 평소에 잘 정리해 놓으면, 이 말 한마디면 인수인계는 종료다. 

"이해 잘 안 되는 부분은 이 경험 사전을 참고하세요~"


업무가 단순한 돈을 벌기 위한 의무에서 자기 성장의 대상으로 변함

'좋아하는 일은 업으로 삼지 말라'는 명언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재밌는 일이라도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는 순간 매너리즘이 찾아온다. 경험 사전을 작성하다 보면 자신의 성장을 기록으로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유용하다. 힘들게 해결한 문제일수록 많은 경험 사전 내용이 생기고 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직을 위한 경력 기술서 작성 시 유용

직장생활 3~5년 정도가 되면 이직의 유혹이 시작된다. 일만 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사람이라면 경력 기술서를 작성하는데 생각보다 애를 먹는다. 엄청 많은 것들을 한 것 같은데 막상 정리하려니 뭘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자료도 안 남아 있는 상황. 경력 기술서는 어떻게 꾸역꾸역 썼다 치더라도 면접 때 본인이 작성한 경력들에 대해 질문이 나오면 제대로 대답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경험 사전을 통해 업무를 정리해 놓으면 이럴 때 정말 유용하다. 경력 기술서는 물론이고 자신이 했던 일들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까지 면접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후배 멘토링 할 때 유용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누구나 가진 본능 아닐까?! 수년간 정리해 놓은 경험 사전이라면 후배들의 질문에 답하거나 조언해 줄 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멘토링을 좋아하는 필자에겐 사회생활 1순위 보물 같은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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