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마음을, 음악 두 곡이 지나갔다.
전철 플랫폼 위.
햇살이 조용히 나를 감쌌다.
이어폰 너머로,
처음인데
이상하게
낯설지 않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 달씩 그대를 닮은 꽃..."
오래전 누군가 건네준 위로처럼,
슬며시 마음에 스며들었다.
가슴 안쪽이 조용히 차올랐다.
설명은 되지 않아도,
분명히 내 안에 있는 감정.
그건
잠시 잊고 있던 어떤 따뜻함이었다.
오반, 'flower'
그 순간,
오래 눌러두었던 감정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가사 한 줄이
마음 깊숙이 들어와 앉았다.
"가장 위태로울 때, 마치 구원처럼
내 삶에 들어와 준 사람..."
노래는
내 안의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주었다.
마치 누군가
내 마음을 조심스럽게 펼쳐주는 것처럼.
나는 슬퍼서만 우는 사람이 아니다.
좋아서 울고,
살아서 벅차서 울고,
아무 일도 없던 날에도
울컥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랬다.
기분이 참 좋았는데, 눈물이 났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그 사실을 잊고 살았던 내가
문득 미안했고,
그 미안함은 곧
감사가 되었다.
다른 누군가에겐
간절했을 하루를
나는 얼마나 소중히 살고 있었을까.
그 생각이
마음 어딘가를 살짝 눌렀다.
무언가 말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지만
말보다 먼저
눈물이 움직였다.
문득,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일까 생각이 들었다.
잠깐 기대어 쉴 수 있는 사람.
늘 한자리에 기다려 주는 사람.
그 물음이 조용히 내려앉았고
나는 그 위에
내 마음을 살짝 놓아두었다.
잠시,
아주 잠시.
그 따뜻함에 멈춰 있었다.
그런데, 그때...
이어폰 너머로 지드래곤이 등장했다.
지드래곤 'TOO BAD'
감성도
지드래곤 앞에서는 잠깐 브레이크를 밟는다.
나는 웃었다.
지드래곤.
좋아한다.
(이건 꽤 조심스럽게 밝히는 취향이다.)
그렇게,
누군가의 음악이
누군가를 하루를 바꾸기도 한다.
울컥한 하루는
한 곡으로 위로받고,
한 곡으로 웃을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지금 다시 오반 'flower'를 틀었다.
다시 눈물이 찼다
곡이 문제인가?
내가 문제인가?
아마...
감성을 간지럽히는
새벽이어서 그런가 보다.
궁상은 잠깐이면 된다.
이제 지드래곤 노래를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