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발자국

[4] “처음 불러본 그 이름, 아름이”

by 감정 한 컵

그렇게,

별다를 것 없이 하루가 흘렀고,

그다음 날도 무던히 지나갔다.


그 사이,

우리는 이름도 없이 곁에 머물던 이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이름을 건넸다.


"네 이름은, 아름이야. 이아름."


이 세상이 늘 아름답지만은 않기에,

이 아이만큼은

아름다운 걸 더 많이 보고,

아름답게 자라나길 바랐다.


그 이름을 들은 아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말없이 우리를 바라보았다.


아름이는 가만히 나를 올려다봤다.

아름인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아름이의 눈동자에

우리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주고 싶었다.

"아름이 이름을 처음으로 들은 날"


그날 이후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아이를

'아름이'라고 불렀다.


가족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식탁 너머의 대화는

언제나처럼 무심했고,

솔직했으며,

때로는 무례했다.


“얘네들은 큰일이야.

능력도 안 되는데 강아지를 키운다고…”


사실 우리는 한 번도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저 아빠가

“당분간만 맡아달라”라고 했을 뿐이다.

엄마는 편찮으시고,

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시다.

우리는 단지,

‘잠시’ 책임을 나누는 일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빠는 입양처를 알아보라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입양처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누군가의 말에

아빠는 아무렇지 않게 맞장구를 쳤다.


기분은 상했지만,

그 자리에서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아름이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아빠는 예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너희 형편에선 무리야.”

그 말과 함께

아이를 다시 달라고 말하곤 했다.


“어디로 보낼 건데?”

물으면 아빠는 딱 잘라 말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막말로 아이가 죽던 살던

너희가 주면 그만이지.

왜 그것까지 궁금해하냐.”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쿡 찔린 듯 아렸다.


아름이를 보내야 한다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름이와 함께할 수 없는 현실이

점점 더 선명해져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날 밤,

아름이를 품에 안고

창가에 서 있었다.


바람이 살짝 스치는 소리에

아름이는 귀를 기울였고,

나는 그 작은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보내야만 하는 걸까...’

그 물음이 자꾸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름이가 품 안에서

가만히 숨 쉬고 있을 때조차도

불안이 스며들었다.


"아름아,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걸까?"


고요한 밤,

그 물음은 답을 찾지 못한 채

내 안에서 계속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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