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4주차. 다이어트를 중단하다.

by Joy

그날 저녁을 기억한다.

소고기 부채살 스테이크를 먹는데, 고기가 입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식욕이 없었다. 꾸역꾸역 씹어 넘겼다.


앞에서 남편은 튀긴 만두와 차슈가 들어간 국수를 먹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아 맛있겠다, 나도 다이어트 끝나면 먹을거야” 했을 텐데 그날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식욕이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그날 밤부터 시작되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뇌가 완전히 각성 상태에 들어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내 뇌에게 말도 해봤다. “생각 종료. 오늘 하루 종료.”


하지만 뇌는 말을 듣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세 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다.


트레이너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칼로리 적자가 심해지면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운동량과 식단을 조금 조절하면 수면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바로 조정을 시작했다. 일단 유산소를 크게 줄였다. 더 이상 ‘천국의 계단’은 하지 않는 대신 매일 만 보 이상 걷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식단도 칼로리를 조금 올렸다. 그런데 식단이 바뀌자 또 다른 스트레스가 생겼다. 사실 그 동안 식단은 매주 내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또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그 다음 날은 네 시간. 그 다음 날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 이틀은 수면 시간이 한 시간까지 떨어졌다. 잠이 오지 않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는 것 자체가 괴로웠다. 몸은 너무 피곤한데 뇌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새벽 세시 거실을 걸어 다녔다. 정말 좀비처럼. 집 안 거실을 계속 빙빙 걸어 다녔다. 몸은 흔들리고 이 상태가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었다. 피곤해서 미칠 것 같은데 뇌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그건 정말 고문에 가까웠다.


일주일간의 수면 붕괴. 이 영향은 나에게 치명적이었다. 누구에게나 치명적이겠지만, 아이 둘을 돌보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수면 붕괴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판단력도 많이 흐려졌지만 나는 다시 나를 붙잡고 스스로 리뷰를 시작했다.


나의 목표 체지방과 눈바디 달성했는가? 그렇다.

수면붕괴가 나의 일상을 붕괴시키는가? 그렇다.

칼로리가 더 올라가면 수면이 회복이 될 가능성은? 최소 3일 뒤에야 알수 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칼로리 적자외에 내 수면에 영향을 주는것은 무엇인가? 간장조차 허용되지 않은 타이트한 식단과 외부 통제에 대한 스트레스


이 스트레스는 사실 처음부터 있었다. 하지만 누적된 칼로리 적자로 인해 더 크게 드러나고 있었다.


답은 나왔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내 기준의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그리고 그 이상은 수면 리스크를 지고 갈 가치가 없었다.


식단 통제에 대한 스트레스보다 내 몸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컸을 때 나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내 몸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사라졌고 식단 통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내 수면까지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를 중단했다.


트레이너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그날 인바디에 올랐다. 4주 동안 근육량은 유지되었고 체지방은 4% 감량되어 있었다. 체중도 약 4kg 감소했다.


바디 리콤포지션 4개월 동안 근육 1.5kg 증가, 체지방 4% 감량했었으니, 그동안 4개월 걸린 결과를 4주 만에 만든 것이었다.


무언가에 최선을 다해 밀어붙이면 우리는 알게 된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디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
우리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강점과 약점 역시.


그리고 그때 멈출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렇게 내 다이어트는 종료되었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변화의 진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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