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삶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갈 것이냐.
좋아하는 사람이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저질렀을 때마다 인지부조화가 온다. 어떻게든 피의 쉴드를 쳐도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지향점과 정반대의 행동을 할 때, 좋아하는 마음은 길을 잃는다. 마음껏 비판하지도 마음껏 좋아하지도 못한 채, 남몰래 지지할 뿐이다.
래퍼 아이언이 그랬다. 아이언의 팬이 된 계기는 M.net <쇼 미 더 머니>에서 보여준 ‘독기’ 무대였다. 무대를 ‘씹어먹는’ 가수가 좋다. 3분이라는 시간에 가수의 열정을 혼을 갈아 넣는 무대를 보면, 심장에서부터 뇌까지 피가 엄청 빠르게 돈다. 짜릿해!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방식의 무대를 보면, 바로 팬이 된다. 아이언 <독기>는 단연코 좋았다. 그 무대 영상은 조회 수가 1000만이 넘었다.
<출처: 유튜브 Mnet K-pop>
<독기>는 가난해서, 폭력을 저질렀던 지난 날의 자신을 반성하고 독기를 품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노래다. 하지만 몇 몇의 부분은 현타가 왔다. ‘난 돈이 없어 친구 mp3를 뺐었고 난 돈이 필요해 삥도 존x 뜯었어’라는 가사를 들을 때, 마음이 걸렸지만, 또한 가난은 그의 폭력을 정당화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토해내듯 부르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있는 눈을 보니, 나는 설득되었다. ‘쓰레기 같은 내 과걸 알기에 절대 반복치 않아’라는 그 다음 가사를 믿었다. 잘 생긴 얼굴과 솔직한 자기 욕망,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는 가수여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가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이언의 ‘곤조’도 좋았다. 그는 원래 방탄소년단 연습생이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아이돌의 길을 지향하게 되자 래퍼를 꿈꾸던 그는 방탄소년단 연습생을 그만두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1위를 찍은 지금, 많은 사람들은 아이언이 기회를 날려먹은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한 바를 이루겠다는 점에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그의 선택일 뿐, 절대 기회를 날려 먹은 것이 아니다. 그는 그가 꿈꾸는 음악 세계관이 뚜렷하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독기’에서 힙합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기에 나는 래퍼로서 그의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왜 그가 그런 선택했는지 모른다. 탓해보자면, 그의 고집스러운 태도가 아니었을까라고 유추해본다. 유연하지 못함,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일 줄 모르는 자세, 자신에 대한 부족한 성찰이 그가 미친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좋은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울리지 못했다.
그를 보며, 인생은 태도다라는 전제를 생각했다. 인생의 위기는 많다. 시궁창 같은 삶은 객관적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주관적이기도 하다. 다들 인생의 시궁창 같은 순간이 오고, 그것을 핑계 삼아 잘못된 일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다. 그 시궁창 같은 삶에서 자신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토닥이고 그 다음을 준비하는 태도가 인생을 나아가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BTS 래퍼 슈가도 가난했다고 한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한 번은 사고가 난 적이 있는데 연습생에서 짤릴 까봐 그것 조차도 숨기며 연습했다고 했다. 그 시간을 견디고 연습한 그는 특유의 까칠함과 날섬이 매력인 랩 가사를 써낸다. 긴 인생에서 가져야 할 것은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임을, 그것이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을 아이언을 통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