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생신날 도착한 첫 종이책
태평양을 건너오는 데 일주일.
지난주 아마존 화면 안에서만 보던 표지가
주말에야 내 손안에 들어왔다.
전자책을 낸 적은 있었지만,
종이책은 처음이었다.
파일과 책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표지에는 질감이 있었고,
책등에는 두께가 있었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금씩 저항이 느껴졌다.
화면 속에서는 이미 책이었는데,
손에 들고 나니
그제야 정말 책 같았다.
무엇보다 이상했던 건
내가 쓴 문장이
종이 위에 얌전히 놓여 있는 모습이었다.
늘 모니터 안에서 보던 문장들인데,
종이 위에 올라가 있으니
조금 더 조용하고,
조금 더 멀리 온 것처럼 보였다.
문장도 그런가 보다.
화면 안에서는 아직 공정 중인 것 같고,
종이 위에 내려앉으니
비로소 한 층이 끝난 표정을 가진다.
공교롭게도
그날 장모님 생신이었다.
종이책 한 권이
생신날에 맞춰 도착한 셈이다.
영어로 나온 책이라
조금 쑥스럽기도 했는데,
가장 먼저 보여드렸다.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 주셨다.
그 표정을 보니
괜히 내가 더 기뻤다.
책이라는 건
쓰는 동안에는 아주 개인적인 물건인데,
누군가의 손에 건네지는 순간
가족의 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오늘이 딱 그랬다.
지난주에는 출간 소식을 올렸고,
오늘은 처음으로
책이 선물이 되는 장면을 보았다.
책은 지난주에 나왔는데,
실감은 오늘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