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근로자의 푸념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노동절).
다행히 내가 일하는 현재 직장은 근로자의 날이 휴무다. 그렇지만 많은 직장인, 근로자들이 근로자의 날에 쉬지를 못한다. 나의 아내도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날에 쉬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근로자란 무엇인가? 아니 누구인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 (근로기준법 2조)
<출처 : 네이버 검색결과 - 두산백과>
그렇다. 소위 말하는 월급쟁이들이 근로자다. 근로자와 그 가족은 생활을 위해 임금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런데 이 임금 금액이 적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그 근로자와 가족은 생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정부에서는 근로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탈출구가 있는데, 바로 투잡이다. 한 곳의 사업장에서 받는 임금외에 기타 모든 소득의 원천을 투잡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아니면 주식 투자를 통해 얻는 소득 역시 투잡의 결과물이다. 물론 자본이 많다면 나도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를 하면 좋겠지만 하루하루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입장에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근로를 한 곳의 직장이 아닌 두 곳의 직장에 투자해야 투잡으로의 소득창출이 가능하다.
이론상 주중에 한 곳, 주말에 한 곳. 이렇게 나의 근로를 제공한다면 당연히 소득이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사실 투잡을 환영하는 사업주는 거의 없다. 아니 싫어하는 사업주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투잡을 하는 사람들은 몰래몰래 야금야금 일한다. 그러다 적발되어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 있지만 생계를 위해, 아니 반찬값이라도 좀 더 벌어볼려는 욕심에 그 상황을 각오하고 일한다.
그래서 나도 투잡에 도전한다. 주중에 일하는 직장이 있으니 주말에 남게 되는 나의 근로를 제공받을 사업장이 있다면 한걸음에 달려가 기꺼이 나의 근로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투잡으로 주말에 일하는 사업장에 지원하면 곧장 서류탈락이다. 임금 수준은 최저임금이고 주말이라고 해봐야 토, 일 이틀인데 그렇게 일해서 받는 임금은 소위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투잡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을 사업주는 썩 반갑지 않은가보다. 가볍게 주말 알바 수준의 일도 마찬가지다.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단순 노동 서비스에서도 다양한 경험과 경력사항을 요구한다. 제목을 가리고 구인공고를 읽으면 이것이 알바를 뽑는건지 정직원을 뽑는건지 모를 정도로 혹독한 조건이 달라붙어 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묵묵히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 언젠가는 진실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로 투잡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투잡을 고민하는 이유가 메인으로 일하는 사업장에서 충분한 임금을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인데, 그 사업장에는 찍소리도 못하고 투잡으로 수소문중인 사업장에만 불만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우습다. 대기업에 일하면서 꽤 훌륭한 임금을 받는다면 이런 고민조차 할 필요가 없을텐데.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근로자 신분이라면 겸업금지 조항때문에 아예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을텐데.
그러나 이런저런 불만과 고민 속에서도 난 오늘도 투잡에 도전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하기 위해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난 투잡에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