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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Oct 05. 2017

<장산범>을 보고 날린 건 팝콘과 돈?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 영화 리뷰 스포 X

출처 : 네이버 마천탄 카페

'무서운 고구마' 

이 영화를 표현하는데 이처럼 적당한 표현이 있을까?

분명 영화는 무섭다. 배우들의 연기는 몰입도를 높여주고

청각과 시각을 함께 자극하며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 가슴 한편이 답답하다. 

왜 그런 걸까?


출처 : 네이버 영화 



















<아침의 알람 소리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소리의 향연>

목소리를 흉내 내며 사람을 홀리는 괴수인 장산범을 다루는 영화답게

눈을 감아도 해결할 수 없는 끔찍한 공포를 주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실제로 일반 영화의 5배의 시간에 달하는 후시 녹음을 진행하여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니 무서웠을 수밖에..

소리로 영화를 뒤덮어놓았기 때문에 더욱더 공포스러웠던 이유는

흔한 공포영화들은 깜짝 놀라는 장면이나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쯤 소리로 깜빡이를 켜주지만

장산범은 항상 깜빡이가 켜져 있다.

마치 운전 중 앞에 차가 깜빡이를 계속 켜놓고 주행해서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것처럼 더욱 긴장했던 것 같다.

허정 감독의 전략이 잘 먹힌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를 한층 더 무섭게 만들었던 배우들의 명연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희연 역의 염정아의 연기와 의문의 소녀 역의 신린아라는 아역배우의 발견,

장산범에게 지배당한 무당 역인 이준혁의 엄청난 캐릭터 소화력이다.

염정아는 영화 러닝타임 내내 압도적인 표정연기와 5년 전 아들이 실종된 어머니의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것 같다. 얼마나 잘 소화했으면 너무 답답해서 특정 상황마다 눈을 감고 싶었다.

무서워서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신린아라는 아역배우의 발견은 감히 이 영화의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희연의 딸을 밀어내고 친 딸의 자리를 가로채는 과정에서 나오는 딸을 따라 하는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영화를 보는 나마저 그 소녀에게 속았다.

한마디 더 보태자면 너무 귀여워서 영화에 집중을 못 할 수도 있다. 심장 단단히 각오하시길 바란다.


장산범에게 지배당한 무당 역의 이준혁은 이 영화가 무서워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중 후반부부터 등장하는 그는 영화를 무서움의 최고조 단계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소름 끼치는 표정연기가 압권이었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주위에서

최소 3옥타브의 비명소리가 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는 뭐 하는 거울이니?                출처 : 네이버 영화

<분명히 최고의 재료들로 만든 음식인데 맛은 별로다?>

분명히 레시피 어딘가가 잘못되었다. 

바로 스토리의 개연성이다. 관람객들에게 비현실적인 설정을 납득시키기 위해 특정 캐릭터가 등장했다가

할 일만 하고 사라져 버린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감쪽같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없어도 상관없을법한 장면들 또한 관람객들의 궁금증만 유발하고 영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즉, 영화 곳곳에 떡밥들을 뿌려놓았지만, 회수는 하지 않았다. 

아니 못할 단계까지 갔기 때문에 못했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리고 공포영화의 필수인 하지 말라는 짓을 꼭 하는 주인공까지..

볼 때는 무섭긴 하지만 돌이켜보면 엄청난 찝찝함이 느껴진다.

이 영화의 별점을 깎아먹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포영화 평가의 잣대가 단지 무서움이라면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로 봤을 때는 조금은 아쉬운, 그저 무섭기만 한 영화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아직 남은 열기를 식히기를 원하신다면 스크린 X로 관람하시는 걸 추천한다. 자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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