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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Oct 05. 2017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국내에서 아직 섣부른 시도일까?

영화 <혼숨> 리뷰

출처 : 네이버 영화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어 

허구의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가공한 영화이다. 


일반적으로 관객들은 다큐멘터리는 '진실'이라는 인식을 통해 다큐멘터리가 다루는 사건들에 대해서

신뢰감을 가지게 되는데,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그것을 활용해 기존의 다큐멘터리 촬영기법과

전개 방식들을 주로 활용하여 사실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장르이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영화로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와 '클로버필드'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독립영화인 <귀신 소리 찾기>, <목두기 비디오> 등의 시도가 있었지만

독립영화의 한계 때문이었는지 결말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독립영화에만 그쳤던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가 영화 <혼숨>에 의해 다시 시도되었다.

이번엔 독립영화가 아닐뿐더러 각종 영화, 드라마에서 잔뼈가 굵은 류덕환이라는 배우까지 

캐스팅해 기대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시도였던 것일까? 

영화 <혼숨>은 관람객들의 낮은 평점과 28만 8천 명의 관객만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차라리 서프라이즈 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해 공포를 극대화시켰으면 무서운 영화로 분류가 되어

더욱 많은 관객을 동원했을 수도 있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심리적인 공포 또한 유발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필자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부분들이 괜찮았고 어떤 부분들이 아쉬웠는지 파헤쳐보도록 하겠다.

출처 : 네이버 영화

<강령술인 '혼숨'을 주제로 한 영화>


혼숨 : 혼자 하는 숨바꼭질의 줄임말로 일종의 강령술(降靈術)이다. 

인형에 귀신을 깃들게 하여 숨바꼭질을 하는 것을 말하며

각종 포털사이트에 이에 대한 후기글들이 많이 게시되어있다.


주인공인 야광(류덕환)과 박 PD(조복래)는 개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 TV의 BJ를 직업으로 한다.

시청자들의 무서운 이야기 제보를 받거나, 미스터리 한 사건들을 수집해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실제로 찾아가서 체험해보기도 하는 콘텐츠를 진행하는 야광은 

점점 소재가 고갈되어감을 느끼고,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방송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숨'영상 하나를 메일로 제보받게 되고

야광과 박 PD는 시청자들이 원하던 자극적인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직접 그곳을 가게 된다.

영상 속의 주인공은 한 고등학교의 3학년 선영(이수빈)과 혜진(홍예은)이다.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던 선영은 '혼숨'영상을 찍고 인기가 많아진 혜진이 부러워

자신도 혜진의 도움을 받아 '혼숨'영상을 찍기로 한다.

하지만 혜진은 선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선영이 '혼숨'에 사용했던 '모모'라는 인형을

몰래 들고 나와 도망간다.

인형이 없어진 것을 안 선영은 몹시 당황한다. 그 이유는 '혼숨'에 사용한 인형은

반드시 태워버려야 후환이 없기 때문이다. 

이후 혜진은 실종되고 '혼숨' 영상을 촬영했던 독서실에서는 기이한 현상들이 벌어지게 되고

독서실 사장마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독서실에 가기로 마음을 먹은 야광은 방송 중 어느 한 시청자가 별풍선 15만 개 

(15,000,000원)를 선물해주고

'모모'라는 인형을 찾으면 별풍선 50만 개 (50,000,000원)를 더 준다는 제안을 한다.

야광은 그 제안을 수락하고 선물 받은 1500만 원으로 카메라와 드론 등의 

장비를 대량 구입하고 독서실에 설치한다.

그리고 자작극을 위해 똑같은 인형을 준비해 한 곳에 숨겨놓은 채 방송 준비를 마친다.

밤이 되자 독서실에서 방송을 시작하고 사라졌던 선영과 시체가 되어버린 혜진을 마주하게 되고 

야광이 귀신에게 저주를 받음으로써 영화가 마무리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명불허전[名不虛傳] 류덕환의 연기와 조복래의 무게감 있는 연기>

기존에 류덕환이라는 배우가 소화했던 연기들과는 조금 다른, 

다소 가볍고 장난기 많은 모습으로 변신했다.

러닝타임 내내 류덕환의 연기력 하나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장난기 있으면서도 긴박한 상황에서의 연기를 잘 소화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TV의 BJ로써의 연기는 진짜 BJ가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특히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장면과 선물을 받은 후 리액션을 하는 모습, 시청자들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귀신이 들린 척, 귀신이 앞에 있는 척 연기하는 장면에서 인상 깊었다.

또한 방송을 하는 특성상 1인칭 시점에서의 장면이 많았는데, 

기존에 하지 않았던 방식의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1인칭 시점에서도 연기를 잘 소화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조복래 또한 다수의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맡아왔던 배우답게 흠잡을 곳 없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조복래는 극 중에서 중간중간에 외모에 집착한다던지, 갑작스레 야광에게 화를 낸다던지 하는 

어떠한 복선을 심어주려는 듯한,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지만

감독이 어떤 의도에서 그런 장면들을 연출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부분 들은 아쉽지만 연기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그 외 선영 역의 이수빈과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배우들조차 연기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새로운 시도는 박수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는 독립영화를 제외하고 첫 도전이었다.

1인 미디어 시대를 반영해서 아프리카 TV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했고

일반적인 페이크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방송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는데, 

채팅을 치는 내용을 하나하나 잘 표현한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독서실이라는 좁은 건물 안에서 긴장의 최고조 단계가 진행이 되기 때문에

긴장을 유발하기엔 좋은 장소였다고 생각한다.


하나 분명히 아쉬운 점이 많았던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우선 전반적으로 무섭지도 않았고 스토리가 촘촘하지도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실제 귀신은 등장하지도 않았고 마지막 장면에 그림자만 나올 뿐이다. 이런 형식의 영화들은

촘촘한 스토리와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로 관람객들을 스스로 공포에 몰아넣는 것이 핵심인데,

귀신도 없었고 그냥 아프리카 TV 방송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다음 영화 곳곳의 디테일이 아쉬웠다.

고등학생인 선영이 1500만 원이라는 큰돈이 어떻게 있었는지도 이해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굳이 15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까지 퇴마사도, 무당도 아닌 BJ에게 부탁을 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 

또한 처음으로 '혼숨'을 같이 진행했던 혜진은 언제 실종된 것이며, 

왜 외진 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이 된 것인지, 

'혼숨' 의식을 진행할 당시에 혜진은 어떤 친구와 전화를 하며 인형을 들고 사라지는데,

그 친구가 실종이 된 것을 알았다면 독서실 건물을 수색해서 당시에 바로 사체를 발견하지 않았을까

하는 등 스토리 전반적으로 빈 틈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페이크 다큐의 활용이 아쉬웠다고 생각한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허구를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는 형식의 장르인데,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같이

무서운, 서프라이즈적인 요소들을 더욱 추가했다면 무서움이 배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독의 전체적으로 의도했던 바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섭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고

허구를 실제처럼 보이도록 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지만 현장감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 전체를 페이크 다큐의 형식으로 진행했다면 모르겠지만 

3인칭 시점과 1인칭 시점, 다큐멘터리적 시점 등을 넘나들어서 몰입감이 많이 떨어졌다.


이러한 요소들이 이 용기 있는 도전을 무모한 도전으로 바꿔버린 것 같아 아쉬웠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정확한 영화 제작비나 손익분기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누적 28만 8천 명의 관객 동원은 객관적으로 실패라고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그에 따른 교훈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번에 부족했던 개연성과 디테일, 연출 등을 잘 보완한다면

충분히 해외 영화에 비해 밀리지 않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가 탄생할 것이라고 믿고,

관객 모두가 영화 관람 후 귀가한 후 허공에 대고 "나와! 거기 있는 거 다 알아"라고 외칠만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공포영화 대작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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