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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오키나와 .. 자마미 섬

오키나와 섬 여행 : 자마미 섬과 토카시키 섬

by 요니

지금은 퇴사하고 한국으로 떠나 버렸지만 회사에 찐친과 함께 했던 오키나와. 이 친구와 꽤 많이 여행을 했는데 아마 오키나와 여행이 처음 그 시작이었던 듯 하다. 혼자 사색을 즐기며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도 그 나름대로 즐거움이 가득한 것 같다. 처음 체험해 본 스노쿨링부터 쏟아질 듯 한 밤하늘의 별과 별똥별까지 보는 행운을 느낄 수 있었던 오키나와에서의 추억.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우는 오키나와. 확실히 예전부터 오키나와에 대한 낭만이 있었던 것 같다.

1년 전 도쿄에서 열린 오키나와 마츠리에 우연히 갔었는데 그 때 어렴풋이 느꼈던 오키나와의 정취나 분위기를 이번 여행을 통해 확실하게 느끼고 즐겼던 것 같다. 3박 4일의 여정 중 본토는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계획을 세우고, 주변 섬들을 방문하여 스노쿨링과 다이빙을 체험하고, 여유와 힐링하는 여행을 꿈꾸며 여행을 시작하였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저가항공 LCC (Jetstar)를 탑승하기 위하여 나리타 공항으로 향했다. 역시나 30분 연착, 그러나 그 기다림마저 너무 설렜던 것 같다. 오키나와 까지 비행시간은 약 3시간 정도, 도쿄~서울보다도 비행시간이 길다니.. 오키나와 나하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1. 오키나와의 이태원, 국제거리 방문 및 블로섬 호텔 투숙

배가 무척 고팠다. 서둘러 짐을 챙겨 호텔로 향했다. 공항에서 지하철로 약 20분거리에 위치한 국제거리에 올해 신규 오픈한 블로섬 나하호텔이 첫 목적지였다. 로비는 도쿄의 아만도쿄와 비슷한 느낌의 높은 천장과 넓은 라운지 공간이 확보되어 개방감 있는 실내공간을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 아이보리계의 은은한 조명과 고급스러운 데코레이션의 조화는 실내 분위기를 한껏 우아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오픈 초기라 그런가 체크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안내도 다소 미숙하였다. 전체적으로 객실은 깔끔했다. 일본에 있는 호텔과 비교했을 때 크키나 비품 면에서 가격대비 훌륭했던 것 같다. 객실 뷰가 멋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국제거리와 굉장히 가까웠기 때문에 접근성 면에선 뛰어났다.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오키나와 소바를 먹기위해 국제거리로 나섰다.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 확실히 비수기이긴 한 것 같다. 소바맛집이라고 소개된 ‘소바마치카도’에 가니 예상 외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한 여섯개 정도 되는 테이블에 할머니 3분이 가게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 소박함과는 반대로 처음 먹어보는 오키나와 소바의 맛과 풍미는 진하고 깊었다. 소바와 곁들여진 야채의 양도 풍부했고, 짭조름했던 스팸도 맛이 좋았다. 원래 소바 한그릇을 다 못먹는데 이번만큼은 싹싹 다 비웠다. 운이 좋았던 것이 가게에 들어선 이후 줄줄이 손님들이 찾아와서 금새 실내가 손님으로 꽉 차 먹지 못하고 그냥 손님들도 꽤 많았다. 기분 좋은 시작에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오키나와는 사탕수수와 자색고구마가 유명한데 아이스크림 맛 중에 있어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다. 독특한 맛일거라 생각했는데 언젠가 한번 먹어봤던 그런 맛이었다. 오리온 맥주가 유명한 오키나와 오키나와 지방의 특산품인 ‘아와모리’ 소주를 마시기 위해 이자카야를 방문했다. 오리온 맥주는 생각보다 맛이 연했고, 아와모리 소주는 너무 진하고 독해 마시기 힘들었던 것 같다.


2. 푸른 산호가 아름다운 자마미 섬에서의 하루

아침 일찍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을 먹기 위해 유명한 오니기리 집을 방문하였다. 오키나와는 이전에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던 곳이라 음식에도 그 영향이 꽤 반영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팸’이다. 모락모락 갓 지은 쌀 밥에 고소한 스팸과 계란 지단 사이에 끼어 김으로 잘 말면 푸짐한 식사가 된다. 물론 그 외 참치나 튀김 등을 곁들일 수도 있지만 워낙 베이직 한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 때문에 ‘기본’ 음식을 주문했다. 역시나 맛있었다 J

페리는 10시였다. 자마미섬은 토마린 항에서부터 약 2시간 걸린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섬에 가까워 질수록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에 보였는데 이 때 느꼈던 행복과 기대감이 모든 여행일정을 통틀어 가장 컸던 것 같다. 자마미에 도착하니 미리 예약한 코미네 민숙에서 할머니가 마중 나오셨다. 한국 분이셨는데 서투른 한국어로 우리에게 정성스럽게 설명을 해 주셨다. 감사했던 것이 민숙에서 바다까지 차로 약 10분거리였는데 계속 픽업을 해 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코미네 민숙은 일반 가정집이었다. 손님은 한 명밖에 받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운이 좋았다. 우리 옆방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머무르는 공간인 것 같았다. 실내는 아늑하고 깔끔했다. 다다미 방이었고 일본 전통 가옥이었다. 할머니가 내어준 차를 마시면서 잠깐 여유를 즐긴 후 자마미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인 후루자마비치에서 스노쿨링과 휴식을 즐겼다. 파라솔을 대여하여 중간 중간 쉬면서 스노쿨링을 즐겼다. 주변에 매점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신라면을 판매하고 있었다! 스노쿨링 후 먹었던 신라면이 정말 꿀맛이었던 것 같다.. 난생 처음해 본 스노쿨링 이었다. 물과 그다지 친하지 않은 나이기 때문에 초반에 정말 겁을 많이 먹었다. 스노쿨링 마스크를 쓰고 숨쉬는 방법부터 익혔다. 연습 도중 몇 번 물을 먹은 후 조금씩 익숙해 지면서 여유를 갖고 물 속 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광경은 정말 최고였다!

니모도 만나고 여러 형형색색의 산호와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수족관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가까이서 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고 만질 수도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는 기분이랄까. 특히 오후 4시가 지나니 사람도 많이 없고, 간조 때라 물고기도 더 많아진 느낌이고 더 가까이 볼 수 있어 신기했다. 날씨가 맑고 좋았기 때문에 보다 선명하게 스노쿨링을 할 수 있었다.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를 따라 나도 모르게 꽤 깊은 곳까지 헤엄쳐 갔다. 꽤나 체력소모가 심했던 하루였다.

돌아오니 벌써 노을 지는 저녁 무렵이었다. SANTA라는 현지인 맛집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향했다. 시골마을이라 주변 불빛이 거의 없고 골목골목 사이에 드문드문 가게들이 있었기 때문에 탐험하는 느낌으로 찾아가는 재미는 있었지만 다소 무섭긴 했던 것 같다. SANTA는 외관부터가 맛집의 냄새를 솔솔 풍겼다. 빈티지 풍의 오두막이었고 내부는 탁 트인 실내공간에 사람이 벌써 꽉 차 있었다. 운이 좋게 딱 한 자리가 비어있었다. 이번 여행은 먹을 복은 있었던 것 같다.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인 곱창야끼를 시키고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었다.) 회와 계란말이, 흰 쌀밥 등을 시켰다. 가볍게 1차를 SANTA 에서 마시고 가게 탐방을 위해 가게 두 곳을 추가로 더 갔다. 두번째 간 곳은 세련되고 오샤레한 느낌의 스테이크 바였는데 배도 불렀고 고기는 먹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볍게 맥주만 마셨고 3차로 외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1층에 위치한 피자집이었다. 외국인이 운영해서 그런가 서양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집에서 구운 느낌의 팬 피자와 맥주로 마무리 한 하루는 정말 행복했다.


3. 토카시키 아하렌비치, 체험다이빙과 스노쿨링의 여유.. 쏟아질듯한 별!

마지막 목적지였던 토카시키로의 출발. 아침 8시 30분 통통배처럼 작은 배를 타고 아하린에서 토카시키로 향했다. 한 30분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다. 토카시키는 자마미와 조금 다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자마미가 작은 시골마을이라면 토카시키는 좀 더 관광지 느낌이 나는 자마미보다는 번화가다운 느낌이 났다. 토카시키에 도착하니 체험다이빙을 신청한 씨프렌드에서 마중을 나와 있었다. 체험 다이빙 시간은 11시였고 약 2시간 정도 시간이 있어 먼저 토미네 민숙에 체크인을 하고 주변 풍경들을 둘러보았다. 토카시키의 아하렌비치는 자마미와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는데 다른 느낌이었지만 역시 아름다웠다. 더 넓고 탁 트인 공간에 주변에 섬으로 둘려쌓여 있어서 인가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느낌이 들었다. 충분히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다이빙을 시작하였다. 약 30분간 사전 설명이 있었는데 꽤나 긴장했던 것 같다. 함께 배를 타고 바다 중간 지점까지가서, 안내자와 함께 다이빙을 시작하였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엄청 무서웠다. 스노쿨링은 중간에 숨쉬기 버겁거나 물이 눈이나 코에 들어가면 바로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쉴 수 있으니 편한데 다이빙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하고, 물이 들어가거나 버겁다고 하여 바로 물 밖으로 나갈 수가 없으니 긴장의 연속이었다. 특히 코로 숨쉬는 것이 아닌 입으로 숨쉬어야 하기 때문에 물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처음엔 생명의 위협을 느낄정도로 극한 두려움에 휩싸였던 것 같다. 다행히 안내요원이 긴장을 풀어주며 중간중간 상태 체크를 해주었기 때문에 조금씩 긴장을 풀고 주변 풍경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약 40분간 진행되었던 다이빙 체험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산호초도 실제로 만져보고 다양한 물고기들과 함께 헤엄도 쳤다. 불가사리도 따서 계속 들고 다니며 헤엄쳤다. 여러 물고기 떼와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무리지어 헤엄쳤던 그 경험, 그 기분이 가장 신기했고 환상적이었던 것 같다.

다이빙 역시 꽤나 체력 소모가 되었다. 오키나와 소바를 가볍게 먹고 민숙으로 돌아와 잠깐 낮잠을 잔 후 오후에 근처 해변에서 스노쿨링을 하였는데 확실히 스노쿨링을 위한 비치는 자마미가 훨씬 예쁘고 산호도 다채로우며 물고기들도 예뻤던 것 같다.

토카시키에서 얻었던 수확 중 하나는 사실 별이었다. 낮에 꽤 흐렸기 때문에 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점점 구름이 걷히는가 싶더니 이내 별이 쏟아질 듯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사실 오전 내내 다이빙에 스노쿨링으로 체력소모가 심했던 탓에 그냥 잠을 잘까 생각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라는 생각에 귀찮음을 이겨내고 외출을 한 것인데 부지런함이 이긴 순간이었다. 뜻밖의 별과의 만남으로 한 한시간동안 해변 모래사장에 누워 노래를 들으며 계속 하늘을 관찰했다. 1년 반동안 일본여행을 하면서 별을 보고 싶었으나 아메온나인 탓에 늘 기대했던 만큼 별을 볼 수 없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드디어 상상했던 별무리들과의 만남, 게다가 별똥별까지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했고 신비로웠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던 것이 가장 아쉬웠지만, 눈으로 오래 담아두었으니 두고두고 꺼내어 생각하고 회상할 것 같다. 쏟아지는 별무리 아래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느꼈던 여유와 행복. 오키나와의 여행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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