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스튜디오, 오사카 성, 도톤보리!
가장 최근에 한 여행 기록 - 오사카
사실 오사카는 지금까지 4번 정도 방문했었다. 맨 처음 방문했던 오사카는 2016년 5월 즈음.. 오사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꽤 오사카에서 유명하다는 곳은 거의 다 돌았던 것 같은데 가령 한번 보고 다시 안가봄직한 우메다 공중정원이라던기 햅파이브같은 곳들.. 관광객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건 거의 다 둘러봤기에 큰 아쉬움이 없었던 것 같다.
2017년 11월에 혼자 방문한 오사카는 사실 교토 방문 전 스쳐지나가는 곳이었다. 결론적으로 뜻밖의 인연들과의 만남으로 교토보다는 오사카가 더 인상 깊었지만... 지금까지 혼자 여행은 많이 했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있을 법한 여행 메이트를 만난다는 건 현실에선 극히 드물었기에, 교토에서 우연히 길을 물어보는 필리핀 그룹과 친구가 되어 야끼토리에 대화를 나눴던걸 생각하면 당시의 젊음 그립다. 지금은 연락하지 않지만 당시 오사카 출장왔던 일본인 친구와 일정이 맞아 급, 오코노미야끼를 먹었던 것도 지금은 추억이다. 그때 배웠던 일본어 食い倒れ!! 2020년 역시 한번 더 다녀온 교토를 가기 위해 오사카에 숙소를 잡았는데 당시에도 교토 여행만 다녀왔지 오사카에서는 뭘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다. 따라서 진짜 순수히 오사카만을 위한 여행은 무려 6년만인데 더군다나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재방문 할 생각에 그저 감회가 새롭다.
푹푹 찌는 여름이지만, 비가 오지 않음에 감사하며 신칸센에서 에끼벤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오사카의 여름은 역시나 무더웠다. 많은 것을 하고자 계획하지 않았다. 그저 한 장소에서 여유롭게 머물며 식도락을 즐기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숙소는 메리엇에 자회사인 약간 캐쥬얼한 느낌의 Moxy. 조식까지 포함해서 두 명에 12000엔 정도였는데 가성비 갑!!!! 역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로비에서 느껴지는 Moxy 특유의 에로틱한 핑크빛 컬러에 유럽의 호스텔에 방문한 듯한 프리하면서도 자유분방한 그 인테리어가 우리를 반겼다. 객실은 생각보다 더 좋았다. 확실히 Moxy 만의 차별화된 스타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소품들에 반했고, 넓직한 침대와 공간에 또 한번 반했다. 괜히 잘 모르는 애매한 호텔을 갈 바에 확실히 브랜드있는 (믿을만한) 숙소를 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같은 가격이라면)
첫 날의 목적지는 도톤보리였다. 해질 무렵 도톤보리는 역시 기대 이상으로 아늑했고 평화로웠고 고요했다. 도톤보리임을 실감하게 하는 커다란 네온사인과 부리코가 우리를 반겼고, 이전보다 절반 이상은 줄어든 것 같은 관광객 (및 현지인) 인파 속에서 그래도 신속하게 기념사진은 남길 수 있었다. 같은 일본임에도 왠지모르게 해외에 온 기분 (일본도 해외지만) 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아마 후덥지근한 날씨와 번쩍거리며 시선을 강탈하는 화려한 입간판 때문에 더 그렇게 도쿄와는 다르게 느껴졌나보다. 도톤보리에서 사실은 제대로 먹방 찍을 줄 알았다. 에그타르트와 타코야끼, 쿠시카츠로 우리의 식사가 마무리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름대로 유튜브나 검색 꽤 많이 했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더위 탓인지 많이 먹진 못했다. 그래도 오사카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다시에 찍어먹는 타코야끼를 먹긴 했는데 맛은 생각보다.. 그저 그랬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쿠시카츠는 역시 고기 <<<< 야채라는 것이었다.
다음 날 우리가 오사카를 방문한 목적이자 6년 만에 다시 찾아가게 된 유니버설 스튜디오!! 아침부터 날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나 아메온나인데 이번엔 진짜 운이 좋다며 떠들어댄 것도 잠시, 오후 3시 입장을 앞둔 2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주루루루루룩 비가 쏟아졌다. 비를 피하기 위해 유니버설 스튜디오 정문 앞 피자가게에서 맥주에 감튀를 먹으며 소나기겠지 내심 바랬지만 참 야속하게도 비는 더 거세게 몰아쳤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비맞고 놀자. 어릴 때 동심으로 돌아간 것 처럼!! ㅎ 햇빛을 가리려고 가져온 모자는 결국 비를 피하기 위한 용도로 쓰게 되었고 다행히 덥지는 않다며 그래도 기분 좋게 둘러볼 수 있었던 것 같다. 6년 전에 가장 재미있게 탔던 해리포터!!! 놀이기구를 약 80분 대기해서 탔지만 처음의 감동은 없었다. 함께 온 친구가 멀미를 심하게 하는 바람에.. (미안 ㅜㅜ) 걱정하느라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다..
이것도 나이 탓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놀이기구 보다 주변 풍경 바라보면서 사진찍고 노는게 더 재밌겠다 싶었다. 다행히 놀이기구를 타고 나오는 비는 그쳤고 해가 나기 시작했다. 비온 뒤 맑음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하늘이 더 예뻤다. 구름한점 없는 푸른 하늘도 예쁘지만 나는 비온 뒤 갠 구름과 햇살이 적적하게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장관이 더 예쁘더라. 거기다 서늘한 날씨에 솔솔 부는 바람까지.. 선물과도 같은 날씨였다. 게다가 주변 풍경은 여기가 일본인지 미국 헐리웃 거리인지 착각할만큼 제대로 만들어 낸 마치 셋트장같은 거리를 거닐며 폐장 1시간 전까지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저녁은 오사카 역 근처에 있는 네기야끼로 유명한 야마모토에서 나마비루 한잔 곁들이며 마무리. 알찬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은 오사카 성을 방문했다. 전 날과 다르게 화창하지만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오사카 성은 아마도 처음 방문했던 것 같은데 우연히 발견한 코끼리 열차 (ㅎㅎ) 덕분에 편하게 공원 주변을 돌 수 있었다. 걸어서는 절대 가지 못했을거라고 다시한번 생각했다. 예상 외로 오사카 성 주변 공원은 참 넓었다. 오랜만에 수상버스도 탔는데 약 20분 정도 투어 버스로 오사카 성 주변을 돌며 가이드가 오사카 성의 역사는 주요 관전 포인트들을 설명해 줬다. 오사카 성이 일본에서 가장 높으며 수심 깊이가 약 8m 나 된다는 점. 여러차례 폭격이나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점!! 그리고 당시 인부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있었다고 하는데 각자 본인들의 것을 표시하기 위해 돌에 각인을 새겨넣었다는 점 (실제로 꽤 많은 돌에서 문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흥미로웠다. 다시 한번 역사의 위대함을 깨닫고,
오후 다섯시 반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여유로웠지만 참 알찬 그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