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모리 미술관
벌써 작년 12월, 주말 오후.
1년 내내 기다렸던 전시였는데, 미루고 미루다 2024년 첫 글은 모네의 전시로 남긴다.
12월 초라그런가, 아직은 춥지 않았던 초겨울의 우에노. 일본사람들도 어지간히 모네 좋아하는 것 같다.
엄청난 줄에 압도당하고... 힐링하러 주말마다 찾아오는 미술관인데 항상 사람에 치여 결국 피곤해진다.
우에노는 종종 오지만 모리미술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 어려웠지만 공원 산책 겸 주변 풍경들 감상하면서 걷다보니 그리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이번 전시는 약 75점 정도로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거의 대부분 모네의 작품들로만 이루어져있다보니 그 자체만으로 감격!!!!! 모네의 팬인 나로서는 상당히 소중한 그런 전시였다.
나처럼 모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꾸밈없이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보고있으면 예뻐서!" 이다. 무슨 그림인지 난해한,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너무나 사실적이고 선명해서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할 수 없는 것도 아닌,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해지면서, 힐링되는 기분을 모네의 그림을 보면 저절로 느껴진다. 빛의 표현을 2차원의 평면 위에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모네. 그래서 그런가 그의 그림을 보고 있다보면 그림 속 풍경 한 가운데 놓여있는 기분이다. 화창한 날씨의 맑은 하늘을 보고 있다보면 기분이 경쾌해지고, 반대로 차갑고 서늘하면서도 음울한 색채의 그림을 보고 있다보면 나 역시 멜랑꼴리해지는 그런 기분. 그림 앞에서 다양한 기분을 느끼다보면 마치 이곳 저곳 여행하다 온 기분인데 이게 피곤하거나 지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머릿 속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모네의 그림은 나에게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이번 전시는 총 다섯 가지의 테마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처음엔 인상파 이전 시기의 모네의 초기작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두번째테마부터 본격적으로 빛의 표현을 중시한, 인상파 시기의 모네의 작품이 전시되었고, 세번째 테마는 항구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전시된 모네의 작품들. 네번째는 그 유명한 연작 시리즈들, 마지막 다섯번째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련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언젠가, 여유가 생겼을 때 무조건 프랑스에 가서 모네의 작품들은 다 한번씩 쭉 돌아보고 싶다.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는 모네 수련 연작과, 마르모탕 미술관에 있는 해돋이. 그리고 모네의 말년의 시간이 담긴 지베르니 정원까지..! 한달정도 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