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패키지 여행을 벤치마킹 하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대표 명소 후지산. 후지산 등반은 아직 못해봤지만, 근처라도 가보자 싶어 구매한 후지산 여행 패키지 상품. 보통 시즈오카까지는 운전해서 갈 수 있지만 나는 면허가 없기 때문에 (ㅜㅜ) 인생 처음 단체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보았다. 여행사에서 미리 예약해 둔 점심식사 식당에서 나 홀로 뻘줌하게 식사하던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여행 당일날 비가 무척 많이 왔다. 후지산 중턱에서 기대했던 장관은 보지도 못한 채, 추위와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기념품 샵에서 한시간 이상을 대기했던 시간 밖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 뭐 지금은 그것마저도 추억으로 되새김질 해볼 수 있지만 참 아쉽다. 일본을 떠나기 전에 후지산 등반은 정말인지 꼭 해보고 싶다.
0. 들어가며
여행을 할 때 보통 자유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이용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금번 문화체험은 일본 패키지상품의 구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여행상품을 소개해주는 어플인 ‘Viator’를 이용하여 사전예약을 하였고 ‘Yokoso japan tour’ 의 상품을 이용하였다. 개인적으로 후지산 관광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목적지는 정해두었었으나, 후지산 관광상품이 꽤 다양해 최종결정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가격 / 현지인가이드 / 투어프로그램 / 리뷰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였으나,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타 상품에는 없는 ‘와이너리 투어’가 있었기 때문에, 리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본 상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1. 신주쿠 워싱턴 호텔 > 후지산 이동 (약 2시간 소요)
신주쿠 워싱턴 호텔에 집합해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사람이 적을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본 투어에 함께하였다. 약 40명의 사람이 본 상품을 이용하였는데 그 중 절반이 중국인이었고 그들은 별도 중국어로 진행하는 버스로 이동하였다. 나는 영어가이드 투어였기 때문에 영어를 이용하는 버스를 탑승했고 약 20명의 사람들과 함께 다녔다. 나를 포함하여 약 4그룹이 있었는데, 약 10여명 정도 되는 은퇴한 부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왔다고 하나 싱가포리안인 듯 보였다) 그룹이 있었고, 아시안 여자 2명, 그리고 미국에서 온 여자 2명과 함께 투어를 하게 되었다. 가장 놀랐던 점은 현지인 가이드였는데, 당연히 젊은 가이드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나이가 지긋하신 일본인 할아버지 가이드였고, 심지어 꽤나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시며 안내하셔서 굉장히 놀랐다. 확실히 일본이 고령화 선진국이라 그런지, 노인분들이 종사하는 직무의 스펙트럼이 한국보다 다양하고 넓다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버스에서 약 30분동안 가이드가 준비된 자료를 나눠주면서, 오늘의 스케쥴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였고, 역시나 특산품 (초콜릿, 과자 등) 에 대한 소개가 진행되었다.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점심 전까지 본인에게 알려달라고 하였는데, 나는 구매하지 않았으나 탑승했던 사람들 거의 전원이 하나씩은 다 구매했던 것 같다.
2. 후지산 관광 (약 40분 소요)
여행 당시 날씨가 굉장히 좋지 않았다. 후지산 중턱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약 40분간 머무르게 되었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후지산 경관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테지만 안타깝게도 비바람이 너무 거세, 근처에 있는 기념품샵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가이드가 종모양의 열쇠고리를 받으라며 특정 가게의 위치를 알려주었는데, 사전에 패키지가격에 포함 되었을 테지만, 선물로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았다.
3. 후지산 > 점심 및 가와구치 호수 관광 (약 2시간 소요)
후지산 (기념품샵) 관광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가와구치 호수 근처로 이동하였다. 미리 예약해 둔 식당에 들어가니 그룹 별로 자리가 셋팅 되어있었다. 혼자 왔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면서 다른 그룹과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거라 내심 예상했었는데 철저히 ‘그룹 별로’ 먹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점심은 일본식 정식이었는데 깔끔하니 맛이 있었다. 패키지 상품을 통해 가는 식당은 가성비가 떨어질 것이란 편견이 있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가이드가 식사하는 도중 그룹 별로 케이블카 티켓을 나누어 주었다. 식사 후 자유롭게 호수 주변 관광 및 케이블카 탑승을 하라고 안내해주었고 자유시간은 약 1시간정도였다.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케이블카를 타고 후지산 및 가와구치호수의 전망을 감상하였다. 오전보다 빗발은 약해졌지만 계속 날씨는 흐렸기 때문에 경관이 아름답진 않았지만, 그 나름의 운치는 있었던 것 같다.
4. 가와구치 호수 > 와이너리 체험 (총 약 3시간 / 이동시간 포함)
사실 후지산보다 더욱 기대했던 여정이 ‘와이너리 체험’ 이었다. 일본에서 와이너리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본 상품을 구매하기도 했고, 생각지 못했던 체험이었기 때문에 정말 기대되었다. 후지산에서 야마나시 현에 있는 ‘후에후키 시’로 이동하였고 이동시간이 꽤나 길었으나 버스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 굉장히 편했던 기억이 난다. 야마나시는 일본 포도생산지로 매우 유명하다고 한다. 좋은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과수왕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고슈’라는 고유의 포도 품종을 보유해 80여개의 와이너리에서 이를 이용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와이너리 투어전 먼저 포도밭에 들러 약 30분정도 직접 포도를 따고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의 거봉처럼 포도알이 굉장히 크고 당도가 매우 높았다. 포도재배 체험 후 와이너리 이동 전 기념품 상점에 들렀다. 패키지상품이라 그런지 예상대로 이동 중에 기념품상점을 상당히 많이 방문했다. 이후 본 여정의 최종목적지인 카쓰누마 와이너리에 도착하여, 직원으로부터 와인제조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일본어로 진행 à 가이드가 영어로 통역) 공장 견학을 한 후, 지하의 와인저장고를 구경하였다. 오크통에 담긴 와인 수백개가 저장되어 있었는데 모두 특정 고객들이 보관한 와인들이라고 했다. 짧지만 인상깊었던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와이너리 내부에 있는 기념품샵에 가서 꽤 오랜시간 머물렀던 것 같다. 본인 역시 와인에 대한 관심이 꽤 높기 때문에 여러 와인들을 시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5. 나서며
일본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패키지상품은 일본인 가이드가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었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대 이상의 특별한 점을 발견하긴 어려웠던 것 같다. 중간중간 기념품상점을 많이 들렀다는 점도 여는 패키지와 비슷한 점이었던 것 같고, 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본 경험이 적긴하지만, 함께 투어한 다른 그룹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가이드가 나이가 있었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투어 분위기가 침착하고 조용했던 것 같다.
다만 이동이 잦고 이동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버스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던 점은 굉장히 좋았고, 이동 시간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가이드가 중간중간 럭키드로우나, 퀴즈 등을 진행하였던 점은 꽤 참신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