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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한 효도여행 .. 하코네

엄마랑 함께 떠난 여행

by 요니

2016년 10월. 우리가족의 첫번째 해외여행이 도쿄가 될 줄은 몰랐다. 다들 각자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적은 있었지만 온 가족이 다 함께 해외여행을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도쿄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겸사겸사 부모님과 동생들이 나를 볼 겸, 여행할 겸 도쿄를 방문했다. 아빠와 동생들은 직장과 학교 때문에 먼저 귀국을 했고 엄마만 좀 더 머물다 가셨다. 그 때 엄마랑 둘이 하코네를 여행하게 되었는데, 큰 맘먹고 효녀 노릇 좀 했었다.


푸른 빛과 함께 달리는 ‘로망스카’

하코네를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일반 지하철인 ‘오다큐선’을 타고 가는 방법과, 이른바 ‘로망스카’로 불리는 쾌속 열차를 타고가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로망스카’를 선택하였다. 사실 ‘로망스카’라는 이름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실망스럽게도 내부는 무척이나 평범하고 심플한 디자인이었다. 이름처럼 내부도 약간 다소 유치할 순 있어도 여행의 설레임을 담뿍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장식이나 음악을 추가한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로망스카를 타고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려 하코네에 도착하였다.


등산전차 ~ 유람선을 타고 하코네를 조망하다

하코네 여행의 시작은 하코네유모토 역에서부터이다. 하코네 단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원데이패스권이 있는데 각 관광 스팟을 등산전차 / 유람선 / 로프웨이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도달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하코네유모토역에서 고라역까지 이동 시 등산전차를 이용했다. 굽이굽이 산새를 연결하는 등산전차를 타고 약 40분정도 이동하는 사이 등산전차가 이동하면서 끼익-하고 내는 쇳소리나, 등산전차의 내부 인테리어나 모든 것이 클래식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유람선의 경우 배 모양이 해적선처럼 보여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단순히 유람선 모양이 아니라 해적선 모양의 유람선을 통해 좀 더 ‘관광’하는 기분을 한층 돋구어 주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검은 달걀로 유명한 오와쿠다니역까지는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갔다. 적재적소에 이동 수단 별로 그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이동수단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오와쿠다니역까지 가는 로프웨이를 타고 가면서 위에서 조망하는 하코네 화산의 풍경이 실로 놀라웠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매우 신기했던 것 같다. 아쉽게도 작년 화산폭발 이후, 로프웨이에서 내려 안쪽까지 등반하는 것은 출입을 금지해, 입구 쪽에만 머무르며 전경을 관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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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동수단,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

야에이칸 료칸에서 머물다

사실 하코네 료칸을 선택할 때 가격 / 노천탕 / 위치 등 많은 것을 고려하여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었다. 평소 하코네 리조트/료칸 등을 인터넷 상에서 여러 리조트/숙박업소를 벤치마킹 해왔기 때문에 심사숙고 해서 선택했던 것 같다. 다소 낡아도 일본 전통의 느낌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료칸에 머무르고 싶었고, 대신 식사만큼은 만족스럽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프라이빗하게 방에서 식사할 수 있는 플랜으로 선택하였다. 예산을 고려했을 때 럭셔리 료칸에서는 머물기 어려웠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야에이칸’이라는 료칸을 선택하게 되었다. 외관은 꽤나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었는데 최근 리모델링 덕분에 실내는 생각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이전 아키타 여행시 방문했던 츠루노유 온천의 경우 전형적인 일본 료칸의 느낌이었다면 야에이칸은 료칸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한 느낌이었다.

체크인을 마치면 직원이 온천 위치와 이용방법을 소개해주고 객실까지 직접 안내해 준다. 직원의 상냥하고 친절한 안내 덕분에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순간이었다.

객실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둘이서 지내기에 충분히 넓었고 료칸 특유의 쾌쾌한 냄새도 없었다. 웰컴푸드와 티셋트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웰컴 푸드는 인절미 같은 떡이었는데 고소함이 입안 한 가득 퍼지면서 기분 좋아지는 맛이었다.

6시경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직원이 직접 들어와 음식을 서빙하고 친절히 설명도 해 주었다. 사실 료칸 가격은 식사라고 할 만큼 그 식사의 퀄리티가 굉장히 천차만별인데 야에이칸의 경우 개인적으로 가짓수는 적었지만 맛과 구성은 훌륭했다.

사시미 / 육류/ 튀김 / 각종 절임 등 알찬 구성과 음식과 그릇의 색감이 어우러져 눈으로 감상하며 식사를 말 그대로 “즐겼다” 알찬 음식과 편안하게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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