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있다면 이럴까?

by 큐원

와 아내는 결혼 8개월 된 신혼부부이다.

아내는 하루에 10시간 정도 일한다.

나는 퇴근하면 집안일을 하다가 아내를 역으로 마중 나간다.

아내는 보통 체력 배터리가 5% 정도 남은 것 같은 절박한 몸놀림으로 개찰구로 온다.

그리고 나에게 매달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아이처럼 군다.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이게 걱정된다, 우울하다, 금세 또 뭐가 재밌다...

아내는 저녁을 먹고 나서 잠들 때까지 내가 곁에 있어 주길 원한다.

내 손을 꼭 쥐고 있어야 잠이 온다고 한다.

아내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다 발음이 뭉개지고 이어서 침묵이 감돌면 반쯤은 잠들었다는 신호다.

그리고 고르고 힘찬 숨소리가 들리면 잠에 들었다는 뜻이다.

나는 조심조심 아내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내고 아주 작은 소리로 말한다.

'잘 자, 사랑해'

어느 때는 신기하게도 아내가 대답해 준다.

'응어으엉 으엉'

그럼 나는 조심스레 아내의 침대에서 빠져나와 컴퓨터가 있는 작은방으로 와서 이렇게 글을 쓴다.

만약 나에게 딸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다.

깨어있을 때는 말괄량이지만, 잘 때는 천사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