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안의 개

by 큐원

마당 구석진 곳에 철창으로 된 개집에서 절대로 떠나지 않는 개가 있었다.

철창은 안전했다.

술 취한 사람의 발길질로부터, 들개의 공격으로부터, 동네 아이들의 돌팔매질로부터 차단될 수 있었다.


반 평 정도 되는 그 공간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그 개의 시선에, 마당의 넓적한 돌 위에 널브러져서

햇볕을 쬐고 있는 늙은 개가 보였다.

늙은 개는 나른하고 졸린 얼굴로 껌뻑껌뻑 졸고 있었다.


철창의 개는 부러웠다.

햇빛이나 뜨끈한 돌보다도 그 개의 무방비함이 부러웠다.

하지만 자신은 그 개처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기에는 발로 차이고 돌에 맞은 기억이 아팠다.


철창 안의 개는 늙은 개에게 물었다,

- 그곳에 그렇게 누워 있는 것이 두렵지 않나요?

- 두렵네

- 그런데 왜 그렇게 누워 있나요?

- 철창 안에서 온 세상을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과, 여기서 햇볕을 쬐며 세상이 가끔씩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느끼는 것 중에서, 후자가 덜 두렵기 때문이라네.


햇볕을 쬐는 늙은 개도 상처받지 않은 존재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 개도 언젠가 철창 속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 두려움과 햇볕 사이에서 햇볕을 택한 날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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