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의 맹세

by 큐원

어떤 시기에는 마음속에서 살라는 소리보다, 그만 살라는 소리가 더 컸던 적이 있었다.

매일매일 그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자꾸만 떠올랐다.

나 자신이 나에게 선고를 내리고 있었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살아있기에는 너무도 혐오스러운 사람입니다.'

'당신을 잘 알게 되면, 사람들은 모두 당신이 그만 살길 바랄 거예요'

그 소리가 너무도 커져서 더 이상 버티기는 것이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어느 날,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한적한 바다로 갔다.

밤이 되기를 기다리고 오후 10시가 되자 해변가에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한 발, 한 발,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걸어 들어가는 길을 갈매기가 울며 배웅했다.

가까운 바다는 정말 어둡고, 멀리 보이는 육지는 화려한 불빛의 놀이기구들이 보였다.

삶이 정말 멀게 느껴졌다.

가슴까지 물이 차오를 때 무언가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거대한 끝이었다.

이제는 정말 끝이라는 직감.

이 이상은 아무것도 없고 어떤 것도 계속할 수 없다는 것.

나를 미워하는 것도, 원망하는 것도 이제는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실 앞에서 나를 죽이는 목소리들은 작게 느껴졌고. 반대로 내 숨소리는 크게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부모님, 친구, 전여자친구 생각까지 났지만,

그때 나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밖에 없었다.

이 사실이 나에게는 엄청난 것을 알려주었다.

아, 나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구나.

이제 내가 나의 부모이구나.

나는 울면서 바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맹세했다.

다시는 나의 아픔과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세상 모든 사람이 나보고 죽으라고 해도, 나는 나와 끝까지 함께 있겠다고.

그때 울면서 그것을 녹음한 동영상이 아직도 내 핸드폰에 있다.

가끔 무언가가 두려워질 때면 그 영상을 본다.

그러면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게 느껴지고, 우선순위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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