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행복

by 큐원

가정폭력을 당하던 아이가 있었다.

폭력이 심해지자 옆집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아이는 부모로부터 분리되고 다른 부부에게 입양되게 되었다.

아이를 입양한 부모는 다정했고 배려심이 있었으며 선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양부모를 만나는 순간부터 굳은 표정으로 있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부모는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

며칠에 걸쳐 예쁘게 꾸며 놓은 아이방을 보여줄 기대감에 차올라 양부모가 말했다.

'자 여기가 앞으로 네가 지내게 될 방이야! 여기서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렴'

아이는 방을 보고 나자 울음을 터트렸다.

양부모는 아이가 감동해서 우는 줄 알고 뛸 듯이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이의 다음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집으로 가고 싶어요... 집에 가게 해 주세요... 원래 살던 집이요.'



아이는 폭력이 있던 집에서는 언제 어디서 화살이 날아올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술을 마실 때나 부모님이 다툴 때나 상대의 호흡이 불안정하게 가빠지는 것이 그런 때였다.

그 타이밍이 되면 아이는 자신의 모든 감각을 닫고 깊은 마음의 피난처에 숨었다.

하지만 잘 꾸며진 과 다정한 양부모에게서는 적의와 분노를 포착할 수 없었고, 화살의 방향과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었다.

이것은 아이에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화살을 대비해야 하는 무력감과 공포를 느끼게 했다.

아이의 최소한의 방어책은 무너졌고, 기억은 가혹했다.

그런 자신을, 양부모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예측 가능한 지옥이, 예측 불가능한 천국보다 덜 무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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