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힘을 빼고 만원 지하철 속에 몸을 맡겼다.
어차피 중심을 잡을 수도 없다.
내 발을 놓을 수 있는 자리는 네 뼘 정도.
지하철이 서면 앞으로 쏠리고,
출발하면 뒤로 휘청일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남들과 몸이 닿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몸에 힘을 줘봐야 달라지는 건 없다.
앞의 사람에게 닿을 때도 있고,
뒤의 사람이 나에게 넘어질 때도 있다.
최대한 버텨 보면서,
어쩔 수 없는 건 그런가 보다 해야지.
중요한 것은 깊고 고요한 숨을 쉬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던 숨은 쉬는 것이다.
이 좁은 곳에 나를 버려두고 도망치지 않는 것.
불편함과 위협감을 끌어안고 함께 있는 것.
그 외에는 될 대로 되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