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에 넣을 보물을 찾는 인생이란 피폐하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흥정하고, 가치를 매기는 인생.
기쁨, 자랑스러움, 우쭐함, 환상적인 사랑만이 들어갈 수 있는 주머니.
그러나 그 기쁨이 슬픔으로 변하는 순간, 그것은 버려진다.
보물들은 점점 그 주머니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색이 바래면 버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쓰레기도 보물처럼 품는 주머니를 만드는 인생이란 충만하다.
뾰족한 송곳도, 뜨거운 숯도, 굳은 돼지기름도 품을 수 있는 주머니.
열등감도, 자기혐오도, 깊은 슬픔도 보물이 되는 주머니.
쓰레기뿐만 아니라 점점 많은 보물들이 그 주머니로 몰려들 것이다.
무엇이 되었건 그 주머니는 끌어안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 썩을지 모르는 백가지 보물을 모을 것인가.
단 하나의 질긴 주머니를 만들 것인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백가지 보물을 모으는 일은 보물들만 뚫어지게 보며 선택하면 되지만,
질긴 주머니를 만드는 일은 송곳의 날카로움도, 숯의 뜨거움도, 돼지기름의 역겨움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