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색 공

by 큐원

아내에게 어머니는 무뚝뚝하고 이성적으로 느껴졌지만, 아버지는 감성적이고 자상한 분이셨다고 한다.

아내는 어렸을 적 자주 울었다.

그럴 때면 아버지는 아내에게 황금색 공을 떠올려보라고 하셨다고 한다.

황금색 공을 떠올리는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버지의 그런 시도 자체가 아내에게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아내가 더 크고 나서 가정에는 많은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더 이상 아버지를 가깝게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곧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고, 그 뒤로 아버지와는 가끔 어색한 만남을 가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오늘 아내는 지독한 몸살감기를 앓던 중 나에게 황금색 공 이야기를 하며 울었다.

가장 약하고 두렵던 순간에 아내에게 떠오른 것은 아버지와의 따뜻한 순간이었다.

나는 우는 아내에게 그럴듯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저 먹먹함을 느끼며 옆에 있었다.

아내는 지루한 얘기를 들으면 금세 긴장을 풀고 잠을 자기 때문에,

나는 요즘 쓰는 브런치 글 주제에 관해서 횡설수설 떠들었다.

문득 조용해서 옆을 돌아보니 아내는 곤히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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