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난다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오늘 만난 나는 발악하듯이 분노하고 있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짐승같이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허공에 대고 마치 누군가에게 휘두르듯 야구방방이를 발악적으로 휘두르고 있었다.
이십 대 초반의 벼랑 끝의 나였다.
울부짖으며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나의 곁에,
조금 떨어져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여러 명이 한 명을 물에 빠트리는 장난을 하다가,
너무 지나쳐서 위험한 상황까지 가면,
물에 빠진 한 명은 주위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고 때리고 숨을 몰아쉬며 발악적으로 소리 지른다.
그것은 살기 위한 몸무림일 것이다.
이십 대 초반의 나도 그렇게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나를 세상에 너무 일찍 빠트렸다.
그때는 정신과 약을 먹고 인지와 행동이 느려져 있었고,
관계적으로 타인과 연결이 끊어져 있었다.
알바를 하러 가면 너무도 긴장해서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으나, 계속 실수했고, 관계적으로는 트러블이 계속 있었다.
여러 번 해고를 당했고, 그때마다 죽음을 생각했다.
그냥 일을 못하게 된 것이었지만, 나에게는 사는 것을 못하게 되는 것 같았다.
상처를 받았지만, 그런 나를 또다시 세상에 담갔다.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나를 계속 가만히 바라봤다.
눈물이 흘렀다.
분노가 조금씩 애도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