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의 작별, 크리스티안 보켈만
풍경, 목소리, 바람, 내음, 햇살, 체온...
익숙한 것들과 이별을 해야할 시간이다.
정든 이의 체온을 마지막으로 느껴본다.
남자의 어깨는 조용히 젖고 있다.
헤어짐을 모르는 아이들의 재잘거림만 있을 뿐 그들 사이의 침묵 속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몸으로 눈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멀리서도 손을 흔들어준다.
배웅하는 사람들에게 손수건을 흔들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표한다.
작별의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마차는 이미 출발할 준비가 끝났지만 마부는 차마 빨리 오르라고 채근하지 못하고 기다릴 뿐이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기에 익숙한 것들과의 헤어짐이 더욱 힘들다.